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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등록금 15% 인하···고대·연대 2천만원 ‘요지부동’

신하영 기자I 2016.05.16 11:30:00

사립 올 2학기부터 5년간 대학 당 연평균 283만원 인하
국립 2020년까지 동결···“장학금 지급률 30% 이상 유지”
고려대·연세대 등 4곳 등록금 인하 불참···불이익 따를 듯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등록금 동결·인하 계획(단위: 천원, 자료: 교육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연간 1900만원을 넘었던 사립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등록금이 2015학년 대비 약 15% 인하된다. 로스쿨 학비를 낮춰 그간 ‘돈스쿨’ 이란 지적을 받았던 고비용 논란을 해소해 보려는 취지다. 하지만 고려대와 연세대, 동아대 원광대 등 4개 대학은 이번 등록금 인하에 동참하지 않기로 해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로스쿨 등록금 동결·인하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 중 사립 11곳이 등록금을 2020년까지 14.7% 인하(2015학년 대비)한다. 금액으로 따지만 대학 당 연간 평균 283만8000원이다.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한 국립대는 향후 5년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5학년도 연간 1927만원을 기록했던 사립대 로스쿨 등록금은 2017학년 1643만원으로 인하된다. 연간 2000만원을 넘었던 성균관대(2189만원)와 한양대(2013만원)는 각각 1860만원, 1711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어 경희대(1998만원)·아주대(1995만원)·중앙대(1935만원)·이화여대(1918만원)·인하대(1915만원) 등 1900만원이 넘었던 로스쿨도 1600만~1700만 원대로 등록금 수준이 낮아진다. 연간 1697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했던 건국대는 11.6%(197만원)만을 인하, 15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이번 등록금 동결·인하계획은 올해 2학기부터 적용된다. 성균관대·한양대 로스쿨 재학생의 경우 기존에는 학기당 1000만 원 이상을 내야 했지만, 당장 오는 2학기부터는 각각 930만원, 855만원만 내면 된다.

반면 연간 2000만 원 이상의 고액을 받아왔던 고려대(2074만원)와 연세대(2047만원)는 이번 등록금 인하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각각 연간 등록금이 1871만원, 1600만원인 동아대와 원광대도 등록금을 내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별 등록금 인하·동결 계획을 제출받았으나 고려대 등 4곳은 로스쿨 재정상황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등록금 인하’에 동참하지 않은 사립 로스쿨 4곳에 대해 재정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오는 2학기부터 △로스쿨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37억) △로스쿨 재학생 대상 국내외 인턴십(13억) 등 50억 원의 재정 지원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4개 대학 로스쿨에는 참가를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2017년에 있을 2주기 로스쿨 인증평가에서는 대학별 ‘로스쿨 등록금 부담경감 현황’을 주요 지표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쿨 인증평가는 5년을 주기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국 25개 로스쿨이 개교(2009년) 당시 교육여건 등 인가기준을 지키고 있는지를 평가, 인증을 부여한다. 해당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로스쿨은 ‘인증유예’ 등 제재조치가 따른다.

교육부는 또 등록금 인하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25개 로스쿨에 ‘장학금 지급률 30% 이상’을 유지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장학금 지급률은 해당 로스쿨이 학생들로부터 받은 등록금 수입액 대비 장학금 지급비율을 나타낸다. 예컨대 한 학기 1000만원의 등록금을 받았다면 이 중 300만원은 학생 장학금으로 돌려주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사립대 로스쿨 등록금지급률이 2015년 현재 40.3%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로스쿨 인가기준에 따르면 장학금 지급률은 20% 이상만 지키면 된다”며 “그간 일부 대학이 로스쿨 인가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장학금 지급률을 제시했는데 이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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