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는 우리나라의 무역확대뿐 아니라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한류 효과를 활용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늘리고, EU, 미국, 일본 등 역외권 국가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하려고 국내 거점 투자를 더욱 확대할 것이란 예상이다. 산업별로는 중국에서 수요가 많은 부품소재, 의료·바이오, 문화·콘텐츠, 패션·화장품, 식품분야 등에서 외국인투자유치가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코트라(KOTRA)는 한·중 FTA 시대를 대비하려면 ‘메이드 위드·포 차이나(Made WITH/FOR China)’를 활용해야 한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메이드 위드·포 차이나(Made WITH/FOR China)’란 중국이나 제3 기업이 한국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한 후 한국기업과 협력하거나 단독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칭하는 용어다. 일반적으로 한국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전략과 기획 등을 담당하고, 중국이나 제3국 기업은 자본과 내수시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 판매와 유통 등을 담당한다.
예컨대 한국의 의료 진단칩 전문기업인 B사는 중국의 고객관리 전문 서비스업체 Q사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공동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해 2012년 기준으로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최근 5년간 중국 수출도 4.7배 급성장했다.
선박, 자동차부품 제조기업인 S사는 일본 N사와 자본, 기술 제휴를 맺은 2009년까지 주로 미국시장을 공략했지만 2012년부터 중국시장을 주력시장으로 공략해 현재 전체 수출의 69%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등 시장다변화에 성공했다.
이 밖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프리미엄을 활용하고자 한국에 전복 양식장을 설립해 중국으로 역수출하는 전략으로 성공한 중국의 J사, 중국 최대 패션의류기업인 D사로부터 투자를 받은 A사 등이 성공사례로 꼽힌다. 한·중 FTA를 체결하면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이 같은 형태의 외국인투자유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한국의 강점인 다양한 FTA 네트워크 외에도 최근 한·중 정부 간 우호적인 협력 분위기, 중국의 외국투자 장려정책, 새만금 차이나 밸리 등 한·중 전용 산업단지 등을 활용한다면 중국과 제3국으로부터 외국인투자유치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또 이러한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협력으로 그동안 중국 자본에 대한 한국 내 일부 부정적 시각도 개선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작년 외국투자은 902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 중 한국투자액은 4억 8000만 달러로 전체 중국 외국투자의 0.53%에 불과하다. 과거 5년간 중국의 한국투자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투자하는 금액의 17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반적인 중국의 외국투자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첨단기술과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 인수·합병(M&A) 투자가 주를 이뤘다. 반면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주로 부동산, 관광, 레저 등의 서비스업관련 투자가 90%에 이른다.
코트라 인베스트 코리아 한기원 커미셔너는 “한·중 FTA 체결로 떠오른 우리나라의 지리적 장점과 프리미엄 한국산 브랜드 이미지 등을 최대한 활용해 중국에서 전략적 투자를 더 유치해야 한다”며 “EU, 미국, 일본으로부터는 한국 시장진출과 동시에 중국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글로벌 기업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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