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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웅담업체 상장` 소식에 현지 여론 `발칵`

윤도진 기자I 2012.02.07 15:52:57

중 최대 웅담기업 차스닥 상장 추진
"산 곰에서 담즙 빼는 회사 상장 안돼" 여론 들끓어

[상하이=이데일리 윤도진 특파원] "동물을 해쳐서 돈을 버는 잔인한 기업이 상장을 해도 되는 건가요."

중국에서 웅담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한 제약업체가 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지 인터넷이 한바탕 논란에 휩싸였다. 동물보호단체과 일부 네티즌들은 동물을 해치는 이 회사가 자본시장에 오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북경신보(北京晨報)에 따르면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에 위치한 제약업체 `구이전탕(歸眞堂)약업`은 최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촹예반(創業板·차스닥, 벤처기업 상장시장) IPO(기업공개) 신청명단 자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업체는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웅담 관련 상품 시리즈를 연구개발해 생산하는 하는 기업중 하나. 업체 측 소개자료에는 "중국 남부 최대 규모의 사육기지에서 현재 흑곰 400마리를 키우고 있다"고 나와있다.

이 업체는 "상장을 통해 자금을 모집해 총 면적 200만㎡의 사육장을 건설해 흑곰 사육두수를 1200마리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기업이 상장하려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가장 큰 쟁점은 이 업체가 `살아 있는 곰에서 웅담을 채취한다`는 것. 업체측은 "`무관배출`이라는 최신 기술을 통해 고통 없이 5~8초간 담즙을 채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몸에 구멍을 뚫어놓고 체액을 빼내는데 건강에 영향이 없다는 말을 어떻게 믿냐?"며 "동물을 학대하는 기업이 상장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 년 전부터 살아있는 곰에 주사나 관을 삽입해 담즙을 빼내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운동이 동물애호단체 등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부유층 등의 웅담 수요 증가로 이를 판매하는 기업들은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기업 증시 상장을 담당하는 촹예반 발행관리감독부는 최근 논란에 대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 구이전탕 앞에서 곰 복장을 한 시민이 상장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 중국경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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