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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씀씀이 커진 해외 관광객 덕분에 함박웃음

방성훈 기자I 2023.06.26 14:16:50

1인당 192만원 소비…팬데믹전 2019년比 40%↑
올해 관광객 소비 54.5조원 기대…20% 증가
"부유층 관광객·재방문 늘고 보복소비 겹친 영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있다. 엔화 약세로 해외 부유층의 일본 방문 및 고액 소비가 증가한 데다, 일본을 다시 찾는 관광객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보복 소비 역시 영향을 미쳤다.

(사진=AFP)


2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올해 1분기(1~3월) 인바운드 소비액은 1조엔(약 9조원)을 소폭 웃돌았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전해인 2019년 대비 약 90%에 달하는 규모다.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은 평균 21만 1000엔(약 192만원)으로 2019년 동기대비 40% 급증했다.

아직 중국인 관광객들의 본격적인 유입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추세라는 진단이다. 올해 1~5월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누적 863만 850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약 60%까지 회복했다. 2019년 전체 관광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30.1%에 달했다.

엔화 약세에 따른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 이른바 ‘3R’(Rich·Repeat·Revenge) 현상이 소비액 증가의 주된 배경으로 꼽혔다. 달러·엔 환율은 현재 26일 현재 143엔대 후반으로 2019년 말 대비 30% 이상 높아졌다(엔화 가치는 하락).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방일 관광객들의 소비액이 6조엔(약 54조 5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우선 해외 부유층(Rich)의 일본 방문이 늘어난 것이 전체 소비액을 끌어올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부유층의 금융자산이 급증했고, 이들 계층의 고액 소비 역시 늘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 싱가포르 여행객이 도쿄 긴자의 명품숍에서 프랑수아 폴 주른의 시계와 에르메스의 버킨백을 각각 6500만엔(약 5억 9000만원), 3000만엔(약 2억 7000만원)에 구매한 사례를 소개하며 “부유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품 구매 및 고급 레스토랑 방문 등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일본을 재방문(Repeat)하는 관광객 비중이 큰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19년 기준 전체 방일객 가운데 60%가 재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올해에도 비슷한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닛케이는 과거 방문 경험이 있는 만큼 일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며 보복(Revenge)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도쿄여자대학교의 야가사키 노리코 교수는 “작년까진 전 세계 여행 수요 급감해 관련 소비가 부진했고, 올해는 그 반동으로 여행지에서의 소비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닛케이는 “한국, 대만 및 동남아시아 국가 등도 소비 진작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며 경쟁하고 있다”며 “한국은 세계경제포럼(WEF) 기준 여행·관광 경쟁력 순위가 2015년 29위에서 2021년 15위로 껑충 뛰었고, 대만은 외국인 50만명을 대상으로 2만엔(약 18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추첨·배포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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