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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단체 “가자 병원 폭발, 팔레스타인 로켓 오발 탓”

이소현 기자I 2023.11.27 12:48:57

HRW, 폭발 후 40여일 만 자체조사 발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사용 탄약 종류"
하마스 "이스라엘 탓" 기존 입장 재확인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지난달 발생한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의 원인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주로 사용하는 로켓의 오발 때문이라고 밝혔다.

위성 이미지로 본 가자지구 알알리 병원(사진=로이터)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HRW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폭발 현장의 사진과 영상, 위성 사진, 목격자 및 전문가 인터뷰 등의 자체 조사 결과 이같이 결론 내렸다.

HRW는 “가자 알아흘리 병원 폭발은 로켓으로 추진력을 얻는 탄약에 의해 발생했으며 이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들이 흔히 사용하는 것과 같은 종류”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지난달 17일 발생한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고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하마스는 수백 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낸 이 폭발이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 협력 관계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고 맞섰다.

이후 미국 등 여러 서방 국가와 언론들은 사고 원인이 PIJ의 로켓 오작동으로 인한 것이라고 잇따라 결론 내렸다.

그간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참사 책임을 두고 이스라엘군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던 HRW도 같은 결론을 내리면서 이스라엘의 주장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하마스는 HRW의 주장에 즉각 반발하며 폭발 사고는 이스라엘의 책임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로이터에 HRW의 “보고서가 이스라엘에 편향적이고 결정적이지 않다”며 “HRW는 조사 결과를 뒷받침할 증거도, 목격자 증언도, 독자적인 군사 전문가의 의견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HRW를 비롯해 어떤 국제 조사위원회가 가자지구를 방문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의향이 있다면 전적으로 협조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HRW가 이같은 의견을 발표하는 데 장시간이 걸린 점에 대해 비판했다. 엠마누엘 나손 이스라엘 외부무 공공외교담당 부국장은 X(엑스·옛 트위터)에 “전 세계가 이틀 만에 내린 결론인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HRW는 알아흘리 병원 폭발로 하마스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사망자 471명과 부상자 342명이라는 피해는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며, 현장에서 보이는 것과 달리 사상자 수가 과하게 많다고 짚었다. 앞서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47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며, 이스라엘은 이 수치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했다. 미국 정보보고서에는 사망자 수를 100명에서 300명 사이 수준으로 추정했다.

아이다 소이어 HRW 위기 및 분쟁 담당 국장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당국은 충분한 조사를 위해 탄약 잔해를 비롯해 알아흘리 병원 폭발과 관련해 확보한 다른 정보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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