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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가장 장기기증으로 생명 나누고 하늘의 별

이지현 기자I 2024.01.17 11:02:11

의식 잃고 쓰러져 뇌사장기기증
간장 기증으로 이름 모를 이 살려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김인태(72)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17일 밝혔다.

고인은 경남 산청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평소 차분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는 못 하는 선한 사람이었다. 또 묵묵히 가족을 보듬어온 가장이었다. 낚시를 좋아해 주말이면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

장기기증으로 1명을 살린 故 김인태씨와 그의 부인이 함께한 사진.(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젊어서 야구용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를 하다가, 택시 기사로 30년 넘는 무사고 운전을 했다. 택시 기사로 지난해 9월까지 일을 했으나, 건강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돼 10월부터 복막투석관 삽입 수술을 하고 투석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3일, 자택에서 목욕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이 기증에 동의하며 고인의 간장 기증으로 1명의 생명을 살렸다.

고인의 아내 최순남씨는 “친오빠가 어릴 적부터 말을 못 하는 장애를 가져, 아프고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늘 그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왔다”며 장기기증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배우자를 향해서는 “하늘나라에서는 건강한 몸으로 아프지 말고,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지내요. 우리 걱정하지 말고, 함께 했던 시간 고마웠고, 감사했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기증자를 그리워하며 아내와 아들이 마음의 편지를 전하는 영상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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