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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라도 데려가주지" 음주 뺑소니 군인에 30대 새신랑 뇌사

박지혜 기자I 2023.12.14 13:26:2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뺑소니 사고를 낸 군인 A(21) 상병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B(32) 씨의 아버지가 14일 피해자 조사를 앞두고 눈물을 쏟았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B씨 아버지는 청주 청원경찰서 앞에서 “사람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병원에라도 데려가 주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었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잠을 자다가 경찰서로부터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처음에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들의 사고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뺑소니 사고를 낸 군인 A(21) 상병 이 몰던 승용차 (사진=연합뉴스)
청주시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B씨는 경기가 좋지 않아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섰다가 A 상병의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지난 13일 0시 26분께 여느 때와 같이 배달을 마치고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 편도 3차선 2차로로 퇴근을 하고 있었다. 그때 A 상병이 몰던 K8 승용차가 뒤에서 B씨 오토바이를 덮쳤다.

A 상병은 사고를 내고도 B씨를 바닥에 내버려둔 채 현장을 벗어났고, 인근을 지나던 택시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10시간 만에 A 상병을 자택에서 검거해 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휴가를 나와 여자친구와 술을 마신 A 상병은 어머니 명의로 빌린 승용차를 몰고 다니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 당시 A 상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수치에 미달했지만, 위드마크 공식으로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한 결과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훌쩍 넘는 0.11%로 추정됐다.

특히 A 상병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뇌사 상태다.

지난 10월 B씨와 결혼한 아내 C씨는 “프랜차이즈 창업의 꿈을 갖고 밤늦게까지 일하며 애쓰던 남편이었다”며 “집에서 남편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한테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면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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