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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전환율 낮춰도 ‘전세→월세’ 못 막아”

황현규 기자I 2020.08.19 11:06:20

전월세 전환율 4%→2.5% 인하
전문가 5인 분석 “단기 효과 기대…장기 효과 글쎄”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정부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을 현행 4.0%에서 2.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2년 전세 계약 갱신 시 낮은 전월세전환율이 적용되면서, 단기적으로 전월세 시장이 안정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신규계약 집주인이 여전히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을 크게 높일 유인이 큰 만큼 장기적인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주재하는 홍남기 부총리(사진=연합뉴스)
4년 뒤 월세가격 폭등할 수도

앞으로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법정 전월세 전환율 4%가 2.5%로 낮아진다. 정부는 8월 내 입법예고를 하고 이르면 10월부터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때 낮은 전월세 전환율이 적용된다.

단기적으로 낮은 전월세율 적용으로 임차인의 월세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릴 유인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은 “시장에서 정부가 무주택자들을 위해 보완대책을 내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분석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임대차3법으로 세입자들이 2년 계약 갱신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계약 갱신을 하려는 임차인이 많다”며 “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전월세율 인하로 단기적인 안정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장기적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뿐더러 오히려 신규 계약시 ‘월세 폭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신규 계약 시에 전월세 가격은 집주인이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여전하다”며 “계약 갱신 때 월세를 크게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신규계약 때 월세가격을 애초에 올리려는 흐름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전세시장이 월세시장으로 재편되는 흐름도 지속된다는 분석도 있다. 박원갑 KB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예금금리가 1%대로 낮기 때문에 재계약 때 전세보다는 월세 계약을 하는 게 집주인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임대사업 축소 가속화될 것

일각에서는 전월세 전환율 인하를 포함해 임대인 규제가 강화되면서 임대 사업 축소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앞서 정부는 △아파트 매입 임대 사업자 폐지 △대출 및 부동산 과세 시 실거주 의무 강화 △분양가상한제 물량의 실거주 요건 도입 △다주택자 부동산 세금 중과 등 입대 사업 규제를 늘려왔다. 이에 더해 전월세 전환율까지 인하되면서 임대인의 시장 이탈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테이터랩장은 “임대수익으로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 고령자에 대한 과세감면 및 준조세 감면 등 고령 임대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며 “민간임대 축소에 대비한 민간 건설임대 사업자 육성과 공공임대 공급확대책 보완이 마련돼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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