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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성사'..정동영 "한미군사훈연 연기해야"

이승현 기자I 2018.03.09 11:26:57

"북한과 미국 통 크게 주고 받았다" 평가
"미국,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
"대한민국은 강대국, 북미관계 주도해야"
"남남 통합 중요, 보수정당 냉전사고 벗어야"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려면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9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마당에 한미군사훈련을 하면 어색하지 않냐”며 “연기해야 문 대통령의 말에 힘이 실린다”고 했다.

그는 오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5월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하며 “북한과 미국이 통크게 주고 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장면은 18년 전인 2000년 6·15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울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이 다음날 평양에 함께 다녀온 외교안보수석을 워싱턴으로 보내고, 이후 10월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백악관에 들어가 클린터 대통령에게 평양에 초청한다는 초청장을 전달한 것과 겹쳐 보인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미국 대선에서 강경파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뒤집어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남북, 북미 관계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출발점은 지난해 12월 19일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핵을 완성했으니까 이를 인정해 달라고 바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이 지금의 성과를 이뤄낸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푸틴이 북한에 대해 ‘전략목표를 달성했다. 북핵으로 미국 타격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그게 북의 협상 카드”라며 “미국 역시 이를 인정했기 때문에 협상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과 회담을 하겠다는 것은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이라며 “북한 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향후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소국의식을 벗어야 한다”며 “당당하게 눈치 보지 말고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서 북핵 포기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평화체제가 구축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며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정치권에는 “대북 문제 해결을 위해선 남남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민주평화당이 이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관계에 있어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에 대해서도 “시대 변화를 잘 살펴보고 더 늦기 전에 극우 냉전적인 사고에서 빠져나오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대북 특사단 방북 ·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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