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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주거지' 회현동, 북촌·서촌 이은 ‘남촌’으로 탈바꿈한다

정다슬 기자I 2017.06.07 11:00:00

서울시 '남촌재생플랜' 가동…내년까지 총 158억원 투입
회현제2시민아파트 문화예술인의 주거+창작 공간으로
5대 거점 발굴해 서울로7017과 연계키로

△서울 중구 회현동1가에 있는 회현제2시민아파트 전경.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의 마지막 시민 아파트인 회현제2시민 아파트. 1970년 5월 준공된 후 47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모습은 외벽 곳곳에 균열이 가고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건물 안전에 문제가 있어 2006년 철거 결정이 내려졌지만 11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서 있다.

이 회현 제2시민아파트가 문화예술인들의 주거지이자 창작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회현제2시민아파트 뿐만 아니라 500년 역사의 ‘은행나무’, 표암 강세황의 집터, 남산공원 등 중구 회현동 일대의 숨은 명소들을 발굴해 북촌(北村)·서촌(西村)을 잇는 서울 도심으로 대표하는 남촌(南村)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6일 회현동 일대 50만㎡에 대한 도시재생사업을 2018년까지 추진하는 ‘남촌재생플랜’을 발표했다. 총 158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총 3개 부분, 15개 세부사업을 진행한다.

△서울로 7017과 연계될 남산재생플랜 5대 거점 보행 네트워크 [그림=서울시 제공]
먼저 △500년 역사의 ‘회현 은행나무’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의 집터 △회현제2시민아파트 △근현대건축자산 밀집지역 △소파로 아래 ‘남산공원’을 5대 거점으로 재생한다.

회현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우리은행, SK리더스뷰, 호텔렉스,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 일대는 보행중심 통합광장으로 조성되며 표암 강세황 집터는 남촌 문화를 담는 기념공간으로 재생된다. 20세기 초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들은 주민들이 스스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지원시설을 설치하고 옛 골목길은 담장·벽면을 개선하고 CCTV 설치 등을 통해 정비한다.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주거+창작’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현재 서울시가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남산공원은 회현제2시민아파트와 남산공원을 잇는 산책로와 잠두봉 전망쉼터, 생태숲 놀이터로 탈바꿈해 주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쉼터로 활용된다.

서울시는 이렇게 조성된 5대 거점을 잇는 남촌의 옛길을 촘촘히 되살려 서울로 7017부터 남산까지 연결하는 보행네트워크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주민·상인이 주도적으로 ‘남촌’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작업도 함께 해나간다. 옛길과 건축자산을 활용한 ‘탐방로 조성’, 남산 백범광장, 은행나무 축제와 연계한 ‘남촌 축제 상설화’ 등이 그것이다. 남주북병(南酒北餠·남산에서 빚은 술이 맛이 좋고 북부에서 지은 떡이 맛이 좋다)의 옛말에 따라 남촌 전통주 브랜드 개발, 게스트하우스 통합운영 등 남촌의 역사적 가치를 활용한 다양한 창업 지원도 앵커시설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는 15개 세부사업 중 올해는 도시재생 붐업을 위한 마중물 사업으로 근현대건축자산 밀집 지역 내에 도시재생지원시설인 ‘남촌 앵커시설’(회현동1가 100-116) 설치, 남산공원 생태 숲 놀이터(회현동1가 산 1-16, 1만 7872㎡)를 조성한다. 서울시는 남촌재생플랜을 현재 진행 중인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중구 예장동 4-1 일대), ‘애니타운 마스터플랜’(퇴계로 20길 일대)과 연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진희선 도시재생본부장은 “주민과 함께하는 남촌재생플랜을 통해 회현동이 북촌과는 또 다른 특색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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