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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투’ 이후 해고당한 트레이너 “칼로 찌른다·가족 죽인다 협박도”

장구슬 기자I 2019.02.15 09:44:00
‘약투’ 고백을 한 김동현 트레이너 (사진=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자신의 약물 복용 사실을 고백하고 업계의 그릇된 관행을 알리는 일명 ‘약투’를 한 트레이너가 2년간 일한 체육관에서 부당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13년 경력의 보디빌더 겸 트레이너인 김동현 씨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약투’를 한 뒤 일하던 체육관에서 나와 여자친구 둘 다 해고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6년 정도 했는데, 조금 더 극적인 변화를 보고 싶어서 약물을 접했다. 매일 약을 먹고 하루 18방씩 주사를 맞았다”면서 성 기능 장애, 엉덩이 괴사, 탈모 등의 부작용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약물을 맞으면 평소 키울 수 있는 근육의 5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개인적 생각으로 보디빌더 선수들의 90%는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취미로 하더라도 대회를 나오면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우락부락한 상태에서 지방이 전혀 없는 몸을 만들어야 되니까 약물 사용을 안 하고는 기준에 다가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약투’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제가 겪고 있는 부작용이 굉장히 창피하지만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알리게 됐다”면서 “부작용과 위험성을 일반인들에게 알려서 사용자가 줄어들거나 지금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이들도 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약투’ 이후 직장에서 해고됐고, 동료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언론에 공개하고 난 뒤 갑자기 ‘근무 태만이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저는 사소한 일이라도 직장에서 실수한 적이 없고 잘릴 만한 이유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저를 해고한 사장님이 다른 온라인 사이트에 제가 근무 태도가 좋지 않아서 해고했다는 식으로 모함하는 글을 올리는 바람에 다른 체육관에서도 저를 고용해 주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또 “문자 메시지, 전화, 댓글 등을 통해 ‘뒤에서 칼로 찌르겠다’ ‘가족들도 다 죽이겠다’ 등의 협박을 받고 있고, 여자친구한테도 인신공격과 협박 문자, 전화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끝으로 ‘약투’ 결심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저로 인해 많은 분들이 (약물 투여의 위험성을) 알게 되고 사용자가 조금 줄어들었고 (약물) 판매도 줄었다고 한다. 나름대로 그런 부분에서는 뿌듯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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