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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외국계은행에 "지점 대신 자회사 설립" 검토

김혜미 기자I 2023.07.05 14:21:03

자회사 설립 강제화…SVB 파산 이후 검토중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영란은행(BOE)이 외국계 은행들의 영국 자회사 설립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파이낸셜 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란은행. 사진 AFP
이렇게 될 경우 자체 자본과 유동성으로 자회사를 설립해야 하는 외국계 은행들의 문턱을 낮춰줄 가능성이 있다.

현재 BOE의 접근방식에 따르면 1억파운드 규모의 소매금융 및 소기업 거래 예금을 보유한 은행은 자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아울러 5000명 이상의 소매 및 소기업 고객을 보유한 은행 역시 자회사를 설립할 필요가 있음을 나타내지만, 이는 엄격하지 않으며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BOE가 올초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붕괴에 따른 검토 작업의 일환으로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SVB처럼 영국에 자회사를 둔 외국계 은행의 경우 문제가 생겼을 때 모기업과 별도로 현지 금융당국이 통제권을 장악할 수 있다. 실제로 SVB는 파산 당시 90억파운드 규모의 예금을 갖고 있었는데 대부분 기업고객들이었다. 영국 정부는 신속히 1파운드에 HSBC에 매각할 수 있도록 중개했고, 그 덕에 영국 기술기업과 은행들의 예금을 보장할 수 있었다.

BOE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영국 내 외국계 은행들의 보유자산은 6조3000억파운드, 지점은 150곳에 이른다. 6월 현재 외국계 은행 지점으로는 ABN암로와 한국산업은행, 중국공상은행 등이 있다.

BOE가 이같은 변화를 채택하기로 결정할 경우 업계 협의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자회사 설립 비용이 지점 설립보다 더 많이 드는 만큼 업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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