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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있는 곳에 우라늄 있다"…5년새 233% 뛰었네

김윤지 기자I 2024.06.13 12:28:17

금 3배 이상 오른 우라늄…관련株도 훨훨
블룸버그 "건설중 원전 61개, 90개 계획"
"2040년까지 수요, 공급 넘어설것"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전 세계가 전력 부족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다시 나서면서 여기에 필수적인 우라늄 값도 치솟고 있다. 기후 변화와 AI(인공지능) 붐에 따른 전력 부족이 심각한데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가 공급하던 천연가스 등을 대체할 에너지의 필요성까지 대두되면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최근 5년 사이 우라늄 가격은 233% 급등했다. 같은 기간 리튬은 17%, 구리는 66%, 금은 75%, 은은 99% 각각 올랐다. 우라늄은 원자핵이 붕괴하거나 핵반응을 일으킬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의 핵심 연료다.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전력공급, 풍력·태양광으론 부족

블룸버그는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은 61개로, 90개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300개 이상의 원전이 제안 단계에 있다면서 “우라늄 가격의 급등은 원전으로의 회귀 규모와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는 풍력과 태양광만으로는 전력 공급에 한계가 있어 원전을 되살릴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조지아주 웨인즈버러에 있는 보글 원전 4호기를 찾아 “미국이 2050년까지 넷재로(탄소중립)를 달성하려면 원전 설비용량을 최소 3배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도 원전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전경영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2030년까지 원전 설비 용량을 120기가와트(GW)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년 기준 중국의 원전 설비용량은 57GW로, 6년여 동안 원전 설비를 2배가량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은 2040년까지 우라늄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인도, 일본, 미국, 유럽 등 우라늄에 대한 수요가 우라늄 광산에서의 채굴 속도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우라늄 공급 부족 배경으로 지목된다. 유럽 등 많은 국가들이 우라늄과 관련해 러시아에 의존했으나, 미국이 러시아산 우라늄을 전면 금지해 이들 국가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 우라늄 생산의 약 7%를 차지하나, 전 세계 우라늄 연료는 러시아가 20% 넘게 공급하고 있다.

우라늄은 카자흐스탄과 캐나다가 전 세계 우라늄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이 전 세계 우라늄 채굴량의 40%를 생산하고, 캐나다는 21%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드테크는 2030년까지 우라늄 수요가 연간 공급보다 1억 파운드(약 4536만kg) 초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켐 코브 파트너스의 마이클 알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전이 있다면 우라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우라늄 투자에 나서는 헤지펀드들

여타 광물 대비 우라늄의 압도적인 가격 상승으로 우라늄 관련 상장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다. 우라늄 채굴 기업인 넥스젠은 벌써 시가총액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스티븐 코헨 SAC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회장,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인 뒤켄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탠 드러켄밀러 등도 우라늄 투자에 뛰어들었다.

반면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고,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처리 역시 골칫거리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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