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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토파일럿 관련 재판서 승소…"제조 결함 없다"

김겨레 기자I 2023.11.01 10:39:16

"오토파일럿 오작동" 문제 제기, 테슬라 손 들어줘
오토파일럿 부상 재판 이어 첫 사망 사건도 이겨
"5400억원 배상 책임 없다"…주가 200달러 회복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테슬라가 자율 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 오작동과 관련한 사망 사고를 다룬 첫 재판에서 승소했다. 오토파일럿이 오작동을 일으켜 운전자가 사망했다는 소송이 제기됐는데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테슬라 매장 전경. (사진=AFP)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고등법원 배심원단은 2019년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테슬라 차량에 제조상 결함이 없으며, 테슬라가 사고 배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평결했다. 12명의 배심원 가운데 9명이 테슬라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재판 승소 소식에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76% 상승한 200.84달러(약 27만2400원)에 마감했다. 이로써 테슬라는 하루 만에 다시 2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번 소송은 2019년 테슬라 모델3을 타고 가다가 로스앤젤레스 외곽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제기했다. 이들은 시속 105km로 달리던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야자나무를 들이받고 화염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이 사고로 운전석에 있던 미카 리는 사망했고 동승자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소송을 제기한 측은 테슬라가 오토파일럿과 그밖의 안전 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소비자에게 판매했다며 4억달러(약 5400억원)규모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테슬라는 운전자가 사고 당일 술을 마셨다는 점, 사고 당시 오토파일럿 작동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반박해왔다.

이번 판결은 오토파일럿 작동 중 사망 사고에 대한 첫 판단으로 이후 비슷한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배심원단은 오토파일럿 시스템 설계 전반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특정 테슬라 차량의 제조결함에 대해서만 판단했다.

테슬라는 지난 4월에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유사한 재판에서 승소했다. 해당 사건은 모델S가 도로변으로 돌진해 운전자가 부상을 입은 사고다. 당시 배심원들은 테슬라가 운전자에게 사고 위험을 경고했지만 운전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테슬라에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두 재판 결과로 볼 때 우리 배심원단이 여전히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민사 재판과는 별도로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성능 과장 혐의로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도 테슬라 오토파일럿 기능 결함 여부를 조사 중이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이 기능을 사용할 때는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렸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샘 아부엘사미드 가이드하우스인사이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면책 조항이 민사 소송에서 강력한 방어 수단이 되고 있다”며 “누구든 법정에서 테슬라를 이기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는 규제 당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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