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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탓에 후쿠시마산 파 안 팔린다? 日 농부 황당 발언

황효원 기자I 2021.08.06 13:46:47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일본 후쿠시마산 식재료의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도쿄올림픽에 참석한 한국 선수단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이 나왔다.

일본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을 지원하는 대한체육회의 현지 급식지원센터에서 20일 조리사들이 음식을 도시락 용기에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일본 매체인 가호쿠신보(河北新報)는 후쿠시마 파 거래 감소 관련 기사를 통해 “올림픽에서 후쿠시마 식재료에 우려를 표명한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수도권의 대형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후쿠시마현 도리야마산 파의 거래량이 급감했다며 생산농가는 도쿄올림픽에서 후쿠시마 식재료에 대한 우려를 표한 한국 선수단의 움직임이 일본 시장에 파급효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고리야마시의 파 생산 농업법인은 지난 7월 중순 도매상으로부터 “후쿠시마의 흙이 묻어있다”는 클레임을 들었다고 했다. 이후 파의 모양이나 흙이 붙어있는 상태 등 출하기준이 엄격해지면서 거래량이 3분의 1 수준인 400㎏로 줄었다고 주장했다.

농업법인의 사장은 “확증은 없지만 한국이 선수촌에 제공되는 후쿠시마의 식재료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보도 직후라서 직감적으로 알았다. 화가 나서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도쿄의 중개인은 “지금 시기에 후쿠시마산 야채를 팔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다”며 “도매상이나 슈퍼마켓이 한국 선수단의 동향을 악용해 후려치기 한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이에 생산 농가를 돕기 위해 후쿠시마산 파를 사들이는 움직이도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리야마시의 청과점 ‘시노야’는 단골이나 거래를 하고 있는 음식점에 부탁해 남은 파를 판매했다. 해당 청과점은 1kg당 300엔의 원가를 받고 600kg을 팔았다.

시노야의 대표는 “잘못된 인식이나 감정론, 사람의 약점을 악용하는 짓은 참을 수 없다”면서 “생산자의 노력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지역생산 지역소비로 풍평(風評·잘못된 소문) 피해를 타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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