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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 전망 경로 유효하다"[일문일답]

하상렬 기자I 2023.10.11 10:46:48

한국은행 8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경상수지 48.1억달러 흑자, 넉 달 연속 흑자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 8월보다 커질 듯"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달성 가능하다"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수출 증가율이 4분기에 플러스(+) 전환할 것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8월 경상수지가 약 48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넉 달 연속 흑자행진을 보였지만,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한 ‘불황형 흑자’를 보였기에 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월보다 커질 것으로도 내다보며, 연간 경상수지 270억달러 흑자 전망 달성을 자신했다.

이동원 금융통계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11일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지난달 기자설명회 당시 수출이 8~9월 감소폭 축소되고, 4분기에 플러스 전환할 가능성 있다고 한 경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 부장은 지난달 8일 ‘7월 경상수지(잠정)’ 설명회 당시 “4분기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본다”며 “그렇게 되면 불황형 흑자 얘기는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은은 이날 우리나라 8월 경상수지가 4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4개월 연속 흑자다. 상품수지가 5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5개월째 흑자를 보이며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다만 이번 상품수지 흑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영향이기에 ‘불황형 흑자’ 우려는 여전했다. 8월 상품수출은 537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5% 감소했다. 수입은 486억8000만달러로 21.0% 줄었다. 각각 12개월, 6개월 연속 감소세다.

한은은 수입 감소율이 큰 이유로 ‘역기저효과’를 들었다. 이 부장은 “지난해 7~8월 에너지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비축 물량을 크게 확대했다”며 “그에 대한 역 기저효과로 올 7~8월 원유 수입 감소폭이 크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 통관 수입금액 감소액은 150억3000만달러”라며 “이중 에너지류 감소액은 81억3000만달러로 전체 감소액의 54.6%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성곤 국제수지팀 차장, 이동원 금융통계부장, 문혜정 국제수지팀장, 안용비 국제수지팀 과장.(사진=한국은행 제공)


다음은 이동원 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다시 오르는 추세인데,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 흐름이 지속될지 궁금하다.

△최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사태가 발발하면서 국제유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맞다. 아직 국제 금융시장이나 우리나라 시장은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경각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달 9일까지 보면 국제유가는 대략 배럴당 90달러 내외를 보였다. 한은이 전망했던 수준보다 높은 것은 맞다. 9월 원유 수입금액이 -16.2% 나왔는데, 기존 4~8월 흐름보다 감소폭이 축소되는 상황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수입 금액이 늘기 때문에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맞다. 다만 지난달 기자설명회 당시 수출의 경우 8~9월 감소폭 축소되고 4분기 플러스 가능성 있다고 한 경로는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지난 주말 우리나라 주요 반도체 업체 중국공장에 대한 미국 장비 공급이 허용된 것은 반도체 수출과 관련한 긍정적 요인이다. 합해보면 수출이 늘고 수입도 늘면서 전체적인 전망이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9월 경상수지 전망은.

△9월 경상수지는 8월보다 흑자 규모가 커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통관 기준 9월 무역수지(37억달러 흑자)가 잘 나왔기 때문에 상품수지가 8월보다 늘어날 것 같고, 9월 여행수지 적자도 8월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 관련한 9월 공식 통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모니터링해본 결과 내국인 출국자 수는 8월과 같거나 낮은 수준이지만 외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는 8월보다 늘어날 것으로 파악한다.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8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한다.

-연간 경상수지 전망 달성 가능한가.

△1~8월 경상수지 흑자 누적액이 109억8000만달러다. 한은 (하반기) 전망은 245억달러 정도다. 산술적으로 9~12월까지 월평균 40억달러 흑자가 나타나면 연간 전망치(270억달러 흑자)는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지역에 대한 수출이 20% 줄었다. 요인이 무엇이고, 앞으로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반도체 등 전기·전자제품 수출 감소폭이 완화되는 측면이 컸다. 9월 중국 구매자관리지수(PMI)를 보면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있다. 따라서 지금보다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설사 중국 경제가 계속 부진한다고 하더라도 올 들어 대(對)미국 수출이 좋은 상황이다. 2018년 대중국 수출 비중은 26.8%였는데, 올해는 9월 기준 19.7%로 내렸다. 미국은 18%까지 올랐다. 중국 경제가 좋아지면서 중국 수출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국이 부진하더라도 미국 수출이 어느 정도 이를 상쇄해 주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중국인 관광객이 예전보다 돈을 안 쓴다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그런 데이터가 있나.

△아직 중국 국경절과 관련한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 9월에 8월 대비 늘긴 했을 텐데 얼마나 늘었는지가 관건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쓰는 돈이 적어졌다고 하면 우리나라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영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호텔이나 각종 비용이 중국보다 비싸기에 그런 점이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소비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에 혹여나 인당으로 줄어도 전체 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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