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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2년 2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81억4000만달러로 1월 대비 49억7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11월말 1030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두 달 연속 감소했으나 2월엔 석 달 만의 증가세로 전환했다.
2월 거주자 외화예금이 증가한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일시적으로 기업들의 해외 투자 자금이 집행되지 않고 묶인 영향이 컸다. 달러화와 유로화 예금 모두 각각 45억1000만달러, 6억1000만달러 늘어난 834억3000만달러, 56억10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의 85%를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 예금 중에선 기업이 해외투자 예정 자금과 해외채권 발행 대금 예치, 수출대금의 현물환 매도 지연 등으로 47억1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개인의 환율 상승 영향으로 차익 실현을 위한 달러화 자금 매도가 나오면서 2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말 1205.50원에서 3월 8일 1237원까지 올라, 원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가 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가 강해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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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기업 해외 투자자금의 경우 현지법인 출자 때문인데 해외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우선적으로 확보했다가 나갈 자금이어서 3월에 빠진다면 외화예금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 “수출 대금의 경우 보통 월말 집행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정세가 불안해진 탓에 지연된 것이 아닌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 예금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 불확실성 증대로 일부 기업의 현물환 매도가 지연되는 등의 이유로 6어1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유로화에 이어 외화예금 중 5.5%를 차지하는 엔화 외화예금은 8000억원 증가한 5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 위안화는 1억4000만달러, 기타통화는 9000만달러 줄어든 19억달러(1.9%), 18억1000만달러(1.8%)를 나타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은 51억7000만달러 증가한 808억1000만달러로 전체 외화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2.3%로 높아졌다. 반면 개인은 2억달러 감소한 173억3000만달러(17.7%)를 나타냈다.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의 외화예금은 47억1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은 2억6000만달러 늘었다. 잔액 기준으로는 869억4000만달러(88.6%), 112억달러(11.4%)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