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이용자 100만명 밑으로…15년만에 처음

노희준 기자I 2023.06.28 12:00:00

작년말 98.9만명...6월말 대비 7.5만명 감소
평균 대출금리(14.1%) 및 연체율(7.3%) 증가
"저신용층의 대부업 시장 소외 가능성"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해 하반기 제도권 금융의 마지노선인 대부업 이용자수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3월 이후 약 15년여만이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대형 대부업자가 개인 신용대출을 줄인 탓으로 풀이된다. 대부업 시장의 저신용자 소외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8188개 등록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은 15조 8678억원으로 6월말 대비 86억원 0.1% 감소했다. 같은기간 대부 이용자는 98만9000명으로 7만5000명, 7% 감소했다. 당국에 따르면, 대부 이용자수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2008년 3월 이후 15년여만이다.

최근 3개년 대부 이용자수만 봐도 2020년말 138만9000명에서 2021년말 112만명, 지난해 말 98만9000명으로 3년새 40만명 29%가 줄었다. 반기 기준 이용자수 감소폭도 2020년말 18만6000명에서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다가 지난해 하반기 7만5000명으로 직전반기 5만6000명에서 다시 확대됐다.

당국은 대부 이용자수 감소는 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자의 개인 신용대출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드코프(1만6000명↓)와 아프로(1만명↓)에서 각각 1만명 이상이 감소했고 일본계 대부업자인 산와머니도 영업중단으로 1만1000명도 줄었다.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급속도로 떨어진 상황에서 수익성이 나빠진 대형 대부업자가 위험한 신용대출을 꺼리고 안전한 담보대출만 취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말 대출잔액 중 신용대출은 6조 9630억원(43.9%), 담보대출은 8조 9048억원(56.1%)으로 6월말에 비해 신용대출은 3646억원 5.0% 줄고 담보대출은 3560억원, 4.2%늘었다. 담보대출 비중은 2021년말 52%로 처음으로 절반으로 넘은 후 계속 커지고 있다.

대부업 이용자의 평균 대출금리는 14.1%로 6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했다. 대부업자의 연체율도 원리금 연체 30일 이상 기준으로 7.3%로 1.3%포인트 뛰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이용자 수 감소 및 연체율 상승 등을 볼 때 저신용층의 대부업 시장 소외 및 대부업자의 불법추심행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신용층의 대부업 시장 소외와 불법사금융 이용 증가, 채권회수를 위한 대부업자의 불법추심행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대부업권의 저신용층 신용공급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및 서민금융 우수대부업자 제도 내실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부업자의 추심업무 운영실태 점검과 정책 서민금융상품 홍보 강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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