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임은정. 尹총장에 보냈던 메일 공개…"정치검사 버려야"

장영락 기자I 2020.07.27 11:01:51

임은정 부장검사, 취임 전 윤석열 총장에 보낸 메일 공개
"특스통 보스 아냐, 정치검사들 버려야" 고언
'친정부 검사' 비판에 "제 글감은 주로 '검찰'일 것"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 내정된 당시 자신이 보냈던 편지를 공개했다. 임 검사는 당시 윤 총장 임명과 관련된 우려를 표했다가 여권 지지층에 비판을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앞으로도 자신의 비판 방향은 검찰에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임 검사는 2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앞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과 성추행 의혹에 대해 임 검사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자 일부 매체에서 이를 비판하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대해 다시 응답하는 성격의 글이었다.

임 검사는 먼저 윤 총장이 내정된 당시 고언 성격의 메일을 보낸 사실을 밝히며 그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편지에서 임 검사는 “저는 지금까지 그러했듯, 이제는 총장이 된 검사장님을 향해 목청을 높여 쓴 소리를 할 각오”라며 이른바 ‘특수통’으로 불리는 이들인 검찰에서 득세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

이어 “청문회에서도 말이 나왔고, 내부에서 검사장님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특수통 전성시대가 더욱 확고히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몇몇 검사들이 약간 솎아지긴 했지만, 정치검사들이 여전히 잘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잘 나갈거라는 걸 검찰 내부에서는 모두 알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임 검사는 “잘 나가는 간부들은 대개 정치검사라 다 솎아내면 남은 사람들이 있을까 싶은게 검찰의 현실이긴 합니다만, 너무도 도드라진 자들에게는 그래도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 한편 “이제는 특수통의 보스가 아니라 대한민국 검찰을 이끄는 검찰총장”이라며 “너무도 도드라졌던 정치검사들은 버려야 한다”고 요청한다. 임 검사는 “검사장님이 정치검사들의 방패막이로 소모되면, 국민들이 대한민국 검찰에 더 이상 기대를 품을 수 있겠느냐”고도 묻는다.

이같은 윤 총장 취임 전 편지 내용을 옮긴 임 검사는 윤 총장이 결국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 최근 한동훈 검사장 비호 등으로 임기 내내 논란에 빠진 상황을 의식한 듯 “제 고언을 안 들을 줄 알았다”며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임 검사는 “언젠가 드러날 인사 참사의 결과는 사회 혼란이고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검찰의 추락일 것이라, 슬퍼하는 마음으로 작년 8월 5일 ‘검찰 인사 유감’이란 칼럼을 썼다가 문재인 정부 지지층으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다”며 당시 자신의 비판에 여권 지지층에서 반발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일도 떠올렸다.

임 검사는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친정부 검사’로 자신이 비판받는 상황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부고발자로서 워낙 트집꺼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드러난 사실과 증거관계, 제가 겪었거나 동료들에게 확인하여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만 앞으로도 제 이름을 걸고 말할 생각”이라며 “저를 진영논리로 덧씌워 비판한 기사들에조차 드러나다시피 제 관심은 검찰이라 앞으로도 제 비판 방향과 글감은 주로 “검찰”일 것이라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널리 양해를 구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