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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소송 5차전 “담배 폐암에 결정적” vs “환경적 요인”

김기덕 기자I 2015.07.03 14:37:39

'담배=폐암 발병' 주요 원인 놓고 ‘갑론을박’
흡연자의 병력·직업·환경적 영향 입증 등 관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담배 소송 5차 변론에서 흡연이 폐암에 결정적 원인이었는지 여부를 놓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담배회사가 법정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전을 벌였다.

건보공단은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을 규명한 역학자료를 인용하며 인과관계를 조목조목 따졌으며, 담배회사들은 외국 흡연소송 판례를 들며 개별적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14년 4월 KT&G(033780),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537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를 제기했다. 흡연이 폐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켜 10년간 10조 원이 넘는 보험금을 지급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날 열린 변론에서는 “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는 것은 개별 병력, 가족력, 직업·환경적 노출 등 영향으로 담배가 암 발병의 결정적 원인이 아니다”라는 담배회사들의 주장에 대한 건보공단이 반박이 이뤄졌다.

안선영 건보공단 측 변호사는 “담배회사들이 개인별 가족력, 기존 병력, 직업적·환경적 노출 등으로 폐암이 생겼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개별 환자의 객관적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3월 이번 소송의 개별 대상자 3484명의 성별, 연령, 흡연경력, 진료비 내역 등을 정리한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 6월에는 3484명이 10년간 폐암과 후두암으로 진료 받은 사람들의 요양급여비용명세서, 20갑년 이상의 흡연경력을 확인한 문진표 등을 제출했다.

또 건보공단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성은 집단적 연구뿐만 아니라 이미 실험적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변론했다. 각종 연구 자료를 기초로 흡연과의 인과확률을 계산 시 폐암 중 소세포암 경우 95.4%이상, 편평세포암 경우 91.5% 이상으로 산출됐다고 주장했다. 이 근거로 미국 연방대법원의 ‘과학적 증거에 대한 참조편람’과 ‘캐나다 퀘벡 주 집단 담배 소송’ 손해배상 책임 인정 사례를 들었다.

담배회사들은 스페인 등의 판례를 들며 외국 흡연소송에서는 흡연과 폐암 사이의 개별적 인과관계를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또 석면 등 직업적 노출이나 대기오염이 폐암 또는 다른 질병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을 펼쳤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담배의 폐해에 대한 인과관계 규명은 편향된 자료가 아닌 건전한 과학의 성과와 객관적 진실을 바탕으로 공정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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