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만달러 깨진 비트코인, 고점대비 `반토막`, 조정 이어진다

이정훈 기자I 2018.01.31 10:58:56

[이정훈의 암호화폐 톺아보기]비트코인 하루새 12%↓
고점대비 반토막…올들어 시가총액 137조원 사라져
증시 조정에 미국發 규제 악재까지 겹쳐…"추가 조정"
"9000달러까지 내려가면 공격적 매수 유입" 기대도

최근 석달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가격 1만달러선이 다시 무너졌다. 1만달러라는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이 깨지면서 비트코인 가치는 올들어서만 1278억달러(원화 약 137조원)나 허공으로 사라졌고 다른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별다른 호재없이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어 추가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매도냐 저가 매수냐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1일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2% 이상 급락하며 9620달러선에 머물러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만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7일 이후 보름여만에 처음이다. 24시간만에 시가총액 700억달러가 날아가 버렸고 이달중 기록했던 시가총액 최고치(2942억달러)에 비해서는 1278억달러나 급감했다. 국내에서도 최대 거래소인 빗썸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11% 이상 하락하며 1110만원 수준까지 주저 앉았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과 리플, 이오스, 비트코인 캐시 등 대부분 알트코인들이 두 자릿수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비트코인 가격 조정은 쏟아진 악재 때문이다.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간 가파른 조정을 보이자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급격히 약화되면서 암호화폐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의 각종 뉴스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해 매도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둘러싼 이슈들을 보다 잘 이해하길 바란다”며 특히 “암호화폐가 돈 세탁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중 하나인 비트피넥스(Bitfinex)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비트피넥스는 암호화폐 거래시 미 달러화 대신 테더가 발행한 코인을 사용하고 있는데 테더는 결정적 입증을 하지 않고 있어 실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텍사스에 있는 어라이즈뱅크가 암호화폐 공개(ICO)를 통해 모은 6억달러를 동결하는 한편 추가적인 ICO를 막는 조치를 취했다. SEC는 어라이즈뱅크와 회사 임원들이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은행 매입이나 비자카드 제휴 등 허위사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며 이는 사기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페이스북도 이날 비트코인과 ICO 등을 포함한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했다.

최근 암호화폐 관련 호재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어 추가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12월 중순에 2만달러 직전까지 올라간 뒤 이 고점 대비 50% 조정을 보이는 지점까지 내려와 있는데다 지지선이던 50일 이동평균선도 깨고 내려간 상태라 이 지점에서 지지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만약 1만달러에서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상당수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트코인 선물 거래에서 기관투자가들이 매도 우위 포지션을 쌓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CME그룹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선물을 거래하는 계좌는 820여개이고 거래규모는 23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 벤처펀드 3곳에 투자한 이더리움 기반의 스타트업인 시티즌헥스 창업주인 벤자민 로버츠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비트코인이 거래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물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해석한 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암호화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오고 있는 브리클리 어드바이저그룹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오랜 시간동안 살아남을 것으로 보지만 내년까지 가격이 3000달러까지 떨어진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등에서는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하는데, 가격 조정국면에서 이런 투자자들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여전히 낙관적인 전문가들도 존재하고 있다. 월가 대표적인 비트코인 투자자인 톰 리 펀드스태트 공동 창업주는 “지난해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한 걸 감안하면 현재의 가격 하락세는 매우 건강한 조정으로 봐야 한다”며 “비트코인이 9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가격대가 되면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그는 올해가 암호화폐내에서 비트코인 영향력이 줄어들고 다른 알트코인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대이동(Great rotation)의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화폐 광풍

- 앤드어스체인, 초기 채굴자 ‘앤드어스체이너’ 모집 성황리 마감 - 마이클조던, NBA스타 카드 블록체인 토큰사에 투자 - 한국블록체인협회, ‘가상자산 AML·CFT 실무과정’개최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