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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의 `이유있는` 변신

온혜선 기자I 2009.09.15 16:28:43

건설사 찾아다니며 애로사항 청취
조직 개편 등 협회체질개선 `앞장`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이재균 해외건설협회장(사진)은 국토해양부 제2차관을 지낸 관료출신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해운·물류통이다. 그런 그가 지난 2월 해외건설협회장으로 가게 되자 업계에서는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돌았다. 
  


업계의 반응과 상관없이 이 회장은 취임 후 지난 8개월동안 앉아서 주어지는 일을 기다리기보다는 할 일을 찾아나서는 조직을 만들겠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회원사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여타 협회들과 달리 해외건설협회는 해외 수주 활동을 지원하는 민간 외교 조직에 가깝다는 게 이 회장의 기본 생각이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0)들을 직접 찾아가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건설사 CEO들은 이 회장이 고위관료 출신이라는 점을 의식해 협회로 찾아오겠다고 했지만 이 회장은 이를 마다하고 직접 회사를 방문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를 지난 8월 조직개편에 반영, `정책연구실`을 신설했다. 정책연구실은 해외 건설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건설업체의 해외 진출 확대 전략을 개발한다. 투자개발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인프라펀드 운용 등 금융지원제도 개선 업무도 담당한다.

이 회장은 "협회가 건설업체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조직개편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진출 방식도 자원과 연계한 패키지딜,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다양화되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전담팀이 없어 한계를 느낀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 회장은 취임 후 협회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 업무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적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조직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태도로 일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는 것.

이 회장은 지난 9월14일, 취임 8개월만에 가진 첫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 정신`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건설시장을 개방하는 나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새로운 국가에 국내 기업들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협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장이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협회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몸을 낮추고 귀를 기울이는 이 회장의 행보가 최근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주춤하고 있는 해외건설사업에 어떤 활력소를 불어 넣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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