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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리는 서울 아파트값, 넉달 새 8.3% 뛰었다

김기덕 기자I 2018.08.27 10:25:41

올 3월 1㎡당 671만9000원→ 7월 727만7000원
양천·동작·중구 등 비강남권이 전체 상승 주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넉달 새 8% 가량 훌쩍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 등 각종 규제로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성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서울 부동산 시장에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정보서비스 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 3월 서울 아파트값(1㎡당)은 671만9000원에서 7월 말 현재 727만7000원으로 넉달 동안 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 양도세 시행 조치를 앞두고 2~3월 막바지 매물이 거래되면서 약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은 이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거나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견조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보유세 개편안 발표 등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에 각종 개발 발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집값이 오르는 등 과열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올 3월과 비교해 집값이 가장 많이 뛴 곳은 양천구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직격탄을 맞았던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가 5월 저가 매물이 소진됐고, 이후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넉 달 새 34.8%(659만9000원→ 888만1000원)나 매매가격이 높아졌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표로 목동선 경전철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고개를 들며 거래가격을 높이는데 한 몫을 차지했다.

이어 중구가 15.5% 상승하며 두 번째로 많이 올랐다. 중구는 서울 도심과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은 데 반해 아파트가 부족해 일부 매물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집값이 급등세를 보였다. 여기에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거래가격이 크게 높아졌다.

다음은 동작구가 10.4% 상승했다. 동작구는 투기지역에 속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지역으로 매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어 용산구가 9.5% 거래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초 박 시장이 용산을 비롯해 여의도 통합 개발계획 발언에 기대감이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시장은 전날 집값 과열을 우려해 결국 용산과 여의도 통합개발 발표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울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투기지역 추가지정 검토에 이어 공시가격 인상 카드까지 꺼냈지만, 남은 하반기에도 부동산 시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경기 부진으로 연내 금리 인상이 불투명해진 상황에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에 쏠리는 현상은 여전할 것”이라며 “정부 규제에도 서울 집값 상승은 견조세를 유지하는 시장이 반복돼 집 주인 입장에서는 일단 버티자는 전략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 램장은 다만 “앞으로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적지 않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예고된 정부의 추가 규제와 대외 경제불안 등 외생변수가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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