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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네이버웹툰 “카카오는 후발주자..오리지널 IP 키울 것"

김정유 기자I 2021.08.18 12:01:57

18일 네이버웹툰 ‘네이버밋업’ 온라인 개최
김준구 대표, 네이버웹툰 성과 및 방향 발표
하이브·DC코믹스와 ‘슈퍼캐스팅’ 추진
작가 비즈니스 모델 PPS 규모 1조원 돌파
경쟁사 성장에 “배울만한 것은 배울 것”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18일 오전 ‘네이버밋업’을 통해 그간의 웹툰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네이버웹툰이 만든 작가 비즈니스 모델 ‘PPS’를 통한 지난해 전체 작가 수익 규모도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더불어 하이브, DC코믹스 등 글로벌 1위 콘텐츠 업체들과 손잡고 새로운 오리지널 IP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스토리텔링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다음은 네이버밋업에서 진행된 Q&A 세션 주요 내용.

-다른 기업들도 IP 비즈니스에 공들이는데 네이버웹툰만의 강점은?

△웹소설, 웹툰, 게임 등 IP 밸류체인은 모두 비슷하다. 우리만의 차별화는 각 장르에 있어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공명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예컨대 웹소설의 경우 몇몇의 출판사로부터 공급받는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점이 다르다. 이렇게 확보된 IP들이 왓패드 스튜디오를 통해 영상화를 추진하고, 이를 다수 제작사들과 공동제작하는 방식이다. 내부 수직계열화가 아닌, 외부 파트너들과 함께 완성하는 게 우리의 차별화다. 또한 이것을 글로벌 사이드로 안착시켰다는 점도 우리만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일본, 북미, 동남아에서 카카오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네이버웹툰만의 전략이 있다면?

△카카오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 카카오뿐만 아니라 후발주자들이 따라올 수 있는 길을 잘 만드는 게 우리의 일이다.

후발주자들과 경쟁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1위 사업자로 전체 산업을 키우는 게 초점이다. 그런 부분에서 국가적으로 보면 ‘로컬투글로벌’이 주요 전략이라고 본다. 로컬 콘텐츠를 얼마나 잘 강화하고 확보할 수 있느냐가 글로벌 시장 키울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유료 거래액 따로 공개 안하고 PPS 규모만 집계하는 이유는?

△우리만의 장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은 유튜브 적인 속성과 넷플릭스 적인 속성 결합돼 있다. 2개 속성을 같이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면 우리 플랫폼의 가치를 평가절하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작가들은 콘텐츠 결제액보다 광고 수입이 많고, 또 어떤 작가는 콘텐츠 결제액이 더 높은 경우가 있다. 어느 한 쪽만의 수치를 발표하는 건 다양한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는 작가들을 포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플랫폼을 통해 얼마나 잘 벌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다만 현재 1등 작가가 누구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

-최근 카카오웹툰 출격으로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UX-UI 개편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타사에 대한 평가는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모든 후발주자들의 액션에서는 배울 점이 있다고 본다. 비단 UX 개편이 과유불급이라는 평가가 있었더라도 일단 사용자들의 시선 끌었다는 점, 이런 부분에선 배울 게 있다고 본다. 새로운 독자들에게 신선한 시도를 해야겠다는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AI 등 IT 신기술 접목 현황은?.

△이미 조금씩 접목되고 있다. 현재 작가들은 어떤 콘텐츠를 올렸을 때 어떤 반응이 오고, 사용자들이 얼마나 이탈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내가 볼만한 콘텐츠를 추천 받을 수 있다. 이런 여러 플랫폼적인 속성에서 다양한 기술이 들어갔다. 현재는 제작툴까지 기술을 접목하려고 하고 있다. 우선은 오토 드로잉을 목표하고 있음. 제작부터 콘텐츠 유통, 추천, 보호 등까지 모든 것을 기술로 커버하는 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 오토 드로잉은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는데 이중에서도 순차적으로 준비되는 모듈을 발표하고 작가들이 사용해보면서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카카오가 픽코마 통해 일본시장 1위를 차지했는데 이에 대한 네이버웹툰의 전략은?

△1등과 2등이 자꾸 바뀌는 과정은 후발주자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위 말해서 1등 플레이어의 ‘삽질’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의 라인망가가 디지털 콘텐츠로 변화하는 시기에 이를 커버하지 못하는 콘텐츠로 많은 시간 공회전 했던 것이, 경쟁사에게 기회가 된 것 같다. 현재 일본내 파트너들과 라인망가 2.0을 새로 정비했는데, 앞으로 자신감 있게 일본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DC코믹스과의 오리지널 콘텐츠 의미는 무엇인지. 공동 제작인가?

△DC코믹스 같은 글로벌 강자들은 새로운 플랫폼이 나왔을 때 먼저 테스트를 한다. 앞서 DC코믹스가 다른 경쟁사와 함께 한 프로젝트는 기존 출판물을 웹툰형으로 만들어 선보인 것이다. 다만 우리가 하려는 건 완전한 오리지널 콘텐츠다. 네이버웹툰에서 최초 선보이는 콘텐츠다. 1등 사업자만 받을 수 있는 감사한 혜택이다. 웹툰이라는 생소한 생태계를 글로벌 강자가 인정해준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많은 슈퍼 플레이어들과 논의를 하고 있는데, 아직은 공개하긴 어렵다.

-슈퍼 IP라는 개념 정의는?

△결국은 목표값이 아니라 결과값이라고 생각한다. 슈퍼IP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정의내리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 또는 절대 다수에서 호응을 받는 콘텐츠다. 비단 우리라 할지라도 슈퍼IP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 오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슈퍼캐스팅’이라고 프로젝트명을 지은 것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은?

△중국은 아직 웹툰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 중국뿐만 아니라 웹툰시장의 성장을 위해선 다양성이 담보돼야 한다. 중국에서 소재 등 다양성을 베이스로 한 히트 콘텐츠가 나오는 시기가 아닌 것 같다. 중국은 장기적인 호흡을 갖고 봐야 한다.

-신인 작가 발굴 시스템 구체적으로? 아마추어 작가 지원과 계획은?

△신인 작가 육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분들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진행하고 있다. 데뷔 전 어려운 부분을 지원한다든지, 데뷔 경로를 다양화하는 방식이다. 경쟁전, 최강자전 같은 토너먼트 공모전이 대표적이다. 콘티만으로만 만화를 그려도 데뷔할 수 있는 콘티작가 공모전도 진행 중이다. 미국의 경우엔 캔버스(아마추어 작가 플랫폼)에 활동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이라도 많은 수익을 얻은 경우가 많더라. 오히려 프로작가 데뷔 말고 아마추어로 남겠다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도전만화는 프로작가가 되기 위한 경로라면, 캔버스는 그 자체로 의미있는 작품 발표 플랫폼이어서 다소 다르다.

-1000억 규모 펀드 조성 등 왓패드 스튜디오 지원하는 데 향후 계획은?

△정말 재밌다고 생각하는게, 네이버와 왓패드가 결합되고 나서 헐리우드의 많은 분들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기쁘고 감사했다. 현재 유수의 플레이어들과 도장을 찍었거나, 협의 중이지만 지금은 엠바고가 많이 걸려 있어 진행 상황에 대해 말하긴 힘들다.

-네이버웹툰의 철학과 문화를 갖고 있는 웹툰 3개를 추천해달라.

△하나는 정글고다. 초창기에 은퇴를 목표했던 작가가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 새로운 독자와 새로운 작품으로 자신의 작가 커리어를 꽃피울 수 있었다. 둘째는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다.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도전만화가라는 창작자 성장 프로그램 통해 작품이 나왔고, 슈퍼스타까지 성장할 수 있는 롤모델을 만들어 줬다.. 셋째는 스위트홈이다. 넷플릭스 통해 영상은 물론 웹툰도 글로벌로 이름을 알렸다.

-5년 후 네이버웹툰의 목표는 무엇인가?

△다수 사용자 확보하고 그들이 우리 콘텐츠 사랑하게 하고 결제하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굉장히 천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그동안에도 회사에 말해왔다.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사용자 규모가 우리의 경쟁력. 우리 플랫폼내 우리 컨텐츠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단시간내 얻을 수 없다. 네이버웹툰은 1등 플랫폼으로의 확고한 자신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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