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16일 청와대에서 회동하고 이른바 ‘유승민 거취 정국’ 이후 극단으로 치달은 당·청 관계 복원에 뜻을 함께했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조기회동이 성사됐고, 당·청 관계 복원 의지를 상호 확인함에 따라 여권의 계파 간 균열도 어느 정도 사그라지는 한편 당·청 관계도 조속히 정상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은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김 대표의 취임 1주년과 원 신임 원내대표의 선출을 축하하면서 “국민 중심의 정치를 꼭 이루어서 국민 중심의 정치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그런 모범을 이번에 잘 보여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힘든 부분이 뭔가, 거기에 집중해서 그것을 어떻게든지 해결하고 모든 역량을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이렇게 쏟고, 당정협의도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금 꼭 해야만 되는 과제들이 있는데, 지난번에 공무원연금도 그런 꼭 필요한 과제 중에 하나였지만 그런 과제들, 또 노동개혁이라든가 이런 것을 잘 실천해서 경제도 살리고, 더 나아가 경제 재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그렇게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김 대표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데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한 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다’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우리가 당에서 책임지는 그런 자세로 같이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원 신임 원내대표도 “제가 정책위의장으로 인사드리러 왔을 때 대통령 선거운동 시절을 회상하면서 코피 흘린 얘기를 했다. 이제 원내대표가 돼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데 코피를 흘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어떻게 그렇게 말씀을 잘 하시느냐’고 화답하자, “(원내대표 선출이) 합의 추대가 이뤄져서 선거 비용이 남았다. 그래서 어제 떡을 사서 다 돌렸다”고 소개한 뒤 “당내 화합하고 당·청 간 찰떡같이 화합해서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고 당·청 간 소통과 협력으로 앞으로 많은 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잘 모시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잘하자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대통령은 “말씀만 들어도 든든하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만나는 것은 지난 2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취임에 맞춰 회동한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원유철 신임 원내지도부가 출범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이뤄졌다.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이날 당·청 관계 복원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가뭄 피해에 따른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및 민생입법 처리방안, 4대 구조개혁 과제 등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한 8·15 광복절 특사의 폭과 대상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도 알려져 주목된다.
이날 회동에는 당에서는 김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선 이병기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회동은 오전 10시57부터 11시32분까지 약 35분에 걸쳐 이뤄졌으며, 이후 19분에 걸쳐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간 독대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