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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상승..`금통위 경계감 > 美 금리↓`(마감)

정원석 기자I 2009.06.10 16:33:02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10일 채권금리가 소폭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 내내 하락시도를 펼쳤지만, 장 마감 전 동시호가에서 `매도 폭탄`이 나오면서 상승 반전했다.

장중 3.97% 까지 내려갔던 국채3년 금리는 다시 4.03%에서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장 초반에는 전날 하락한 미 국채 금리의 영향을 받아 강세 분위기였다. 이틀 동안 가격하락폭이 컸던 데 따른 저가 매수세도 있었다.

하지만 가격상승폭이 제한되면서 매수 강도가 떨어졌다. 오히려 내일 있을 6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의식하는 듯한 분위기로 전환했다. 그러다 장 마감 직전 동시호가에서 은행권 매도가 나오며 금리는 상승세로 급전환했다.

외신을 통해 `선진 주요국 정부가 과잉 유동성에 대한 환수 논의를 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 것도 심리를 압박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도 벨기에 일간지 르에코에 기고문을 통해 "한국은 보호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며 다음으로는 과잉유동성 흡수 문제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가 `과잉 유동성이 아니다`라는 한은의 기존 입장에 어떻게 반영될지 시장에서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채선물 6월물은 13틱 하락한 110.56에 거래를 마쳤다. 은행이 막판 순매수 포지션을 줄인 게 가격을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증권 등이 각각 1600계약과 3000계약 이상 순매도했고, 은행이 5600계약 이상 순매수했다. 전체 거래량은 9만1362계약 이었다.

채권 장외시장에서 국고 3년 9-2호는 전일보다 2bp 오른 4.04%에 마지막 호가됐고, 국고 5년 9-1호는 2bp 오른 4.77%였다.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1년물의 경우 4bp나 올랐지만 3년물은 1bp 오른 4.04%, 5년물은 3bp 오른 4.78%에 마감했다.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2bp와 1bp씩 상승했다.

통안증권의 경우 91일물은 보합이었고, 1년물은 3bp, 2년물은 4bp나 뛰었다.

◇ 인플레 불안 심리 > 美 국채 금리 하락 효과

미국 채권시장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 이틀 동안의 약세에 종지부를 지으려는 시도가 수포로 돌아갔다.

어제보다 5~6bp 가량 하락한 채 개장한 채권금리는 장 막판 국채선물 동시호가에서 은행권의 매도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2bp 이상 오른 채 마감했다.

한 시중은행 채권 운용 담당자는 “가격상승폭이 계속 막히면서 시장이 강해지지 않으니까 동시호가에서 매도로 포지션을 덜어낸 기관이 있는 듯 하다”며 “기술적으로 챠트 모양을 보고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미 국채 금리 하락보다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는 데 따른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한 투신사 채권매니저는 “기대인플레 등 각종 지표로는 인플레이션 조짐을 찾아볼 수 없지만, 상품가격과 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 같다”며 “당국의 정책 전환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선반영되면서 금리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국채 금리가 박스권 상단을 뚫고 올라갔는데, 우리 시장은 외국인이 채권 현선물을 모두 사면서 상승압력이 계속 제한돼 왔다”며 “결국 그 때 올라갔어야 할 금리가 지금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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