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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 사람죽임 XX”…훔친 차로 ‘뺑소니’ 한 10대들이 한 말

장구슬 기자I 2020.04.23 10:37:40

10대 8명, 절도 차량 몰다 사망사고 내
비판 쏟아지자…“왜 우리한테 욕해” 불만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 해당…처벌 어려워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절도차량을 몰다 사망사고를 낸 10대 청소년들이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는 대전 뺑소니 사망 사건을 일으킨 A군(13) 등 8명의 10대 학생들이 사고 이후 친구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뺑소니 사망사고 낸 10대 청소년들이 사고 이후 친구들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사진=MBC ‘실화 탐사대’ 방송 캡처)
차에 동승했던 학생 B군은 SNS에 범행 관련 기사 링크를 공유한 뒤 “오늘 사고 나서 사람 죽은 이후로 다시는 차 안 탄다. X됐어”라는 글을 썼고, 여기에 친구들은 ‘ㄷㄷ(덜덜)’이라는 등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또 B군은 다른 친구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뭘 알고 욕하는데”라며 사람들의 비판에 불만을 드러냈다.

다른 학생도 친구에게 “사람 죽임, X 됐어. 대전에서 교통사고 냈는데 사람 죽었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들의 메시지엔 잘못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었다.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군 등 8명은 지난 3월28일 서울의 한 도로에 세워져 있던 렌터카를 훔쳐 대전까지 이동했다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해 정상적으로 신호를 받고 운전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사고를 낸 A군은 200m가량 도주한 뒤 동구 삼성 네거리 아파트 주변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C씨(18)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다. 이들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차를 훔쳐 서울, 인천 등을 누비고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월28일 A군이 몰던 절도 차량 (사진=MBC 뉴스 캡처)
숨진 운전자 C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이 미뤄지자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숨진 대학생의 여자친구라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학교에 간다고 설레어 하던 모습이 엊그제인데 입학은커녕 꿈에 그리던 학교에 가보지도 못하고 너무 억울하게 사고를 당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개학이 연기되자 집에서 가장 노릇을 하던 남자친구는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죽기 전까지도 열심히 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람이 이렇게 비참하게 죽었는데 촉법소년이라는 게 적용될 수 있느냐”며 가해 학생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한편 사망 사고를 낸 A군 등 8명은 만 14살이 안 된 촉법소년으로, 범법행위를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올해 초 교육부는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국회에도 촉법소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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