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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면회 질투나” 온몸에 멍…옆자리 환자에 살해당한 어머니

이로원 기자I 2024.02.20 12:56:42

부검서 ‘질식사’ 소견 나와
요양병원은 ‘병 때문에 사망’ 허위 진단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요양병원에 입원한 어머니가 옆자리 환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병원이 유가족에게 군의관이 작성한 허위 사망 진단서로 사고를 무마하려던 정황까지 포착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19일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80대 여성의 사망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제보자인 딸 A씨에 따르면 그는 어버이날 하루 전인 지난해 5월 7일에 어머니 면회를 갈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일 새벽 요양병원에서 “어머니가 심정지가 와서 대학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전화가 왔다. A씨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머니는 사망한 뒤였다.

울고 있는 A씨에게 병원은 ‘병사’라고 적힌 사망 진단서를 건네주며 “어머니를 빨리 모시고 나가라”고 종용했다.

그러나 장례를 진행하던 A씨는 어머니의 시신에서 목 뒤부터 등까지 나 있는 멍 자국을 발견했다. 시신을 최초 발견한 간병인도 어머니가 침상이 아닌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증언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이 하나둘 늘어갔다.

이상함을 느낀 A씨는 경찰에 부검 의뢰를 했다. 국과수에 따르면 어머니의 사망 원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였다.

경찰의 수사 끝에 결국 용의자는 어머니 옆 침대 환자였던 70대 여성 B씨로 지목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A씨의 어머니가) 자녀들과 식사할 것이라는 내용을 듣고 나와 비교돼 기분이 나빴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살인 혐의는 부인 중이다.

A씨는 요양병원 측도 수상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간호사가 사망 추정 시간에 정해진 업무인 회진을 돌지 않았다는 점과 병원이 어머니의 사망 진단서를 ‘병사’라고 허위로 발급한 점, 또 해당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가 ‘군의관’이라는 점에서다. 군의관은 민간 병원에서 근무하면 안 되는 만큼 해당 사건은 군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는 황당한 내용도 전해졌다.

A씨는 요양병원을 ‘업무상 과실 치사’로 고소했지만, 경찰에서 불송치 의견이 나왔다. 회진을 돌지 않은 것과 A씨 어머니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이에 대해 ‘이의제기’를 신청한 상태다.

B씨는 계속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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