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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명품 백화점들 "정가에 안사? 그럼 안팔아!"

김혜미 기자I 2009.11.19 15:29:13

고급 백화점들, `적게 주문하고 정가에 파는` 전략 구사
경기회복으로 정가 구매 늘어..삭스, 수개월래 첫 수익

[이데일리 김혜미기자] 미국 맨해튼에 위치한 명품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 이곳에서는 최근 `물건이 없어서 못파는` 경우가 흔한 일이 됐다.

▲ 1995달러짜리 크리스찬 루부탱 부츠.(출처 : NYT)
2520달러짜리 마르니 양모조끼가 품절된 지 오래된 것은 물론, 5295달러짜리 브리오니 가죽재킷과 1995달러의 크리스찬 루부탱 부츠는 이제 하나씩 밖에 남지 않았다. 백화점 점원은 부츠 한켤레를 손에 든 채 "11사이즈 말고는 전부 다 팔렸다"고 말한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판매가 급감하면서, 사상 최대 할인폭의 재고 방출을 경험했던 미국 내 고급 백화점들이 최근 회복세를 경험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삭스의 제품 재고는 지난해와 비교해 두자릿 수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품 재고량 감소는 물론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하기도 했지만, 고급 백화점의 새로운 전략에 크게 기인한다. 고급 백화점들은 이제 제품을 대거 주문해놓고 대폭 할인하는 게 아니라, `적게 주문하고 정가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윌리엄 토브먼 토브먼 센터 최고업무집행책임자(COO)는 "고급 백화점들은 소비자들에게 `고가품은 특별한 것`이란 점을 교육시켜 세일 때까지 기다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급 백화점들은 지난해 재고를 줄이기 위해 큰 폭의 가격인하를 단행했고, 디자이너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가격 인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우선적으로 `이 제품의 정가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고, 소비자들이 가격을 인하할 때까지 기다리게 만들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같은 전략을 구사할 경우, 고급 백화점들은 제품이 예상보다 빨리 품절됐을 때 매출이 감소하는 위험이 있다.

▲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구두 매장. 군데군데 빈 곳이 눈에 띈다.(출처 : NYT)
그럼에도 고급 백화점들은 재고를 너무 많이 주문했다가 남아도는 것보다는 적게 쌓아두고 다 팔아치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니먼 마커스의 경우 제품이 품절되면 추가 주문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동급 브랜드의 제품으로 교체하는 등의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NYT는 삭스 백화점이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번 달 처음으로 수익을 기록했고, 정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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