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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세외수입 가택수색 예고 첫 시행…성과 쑥쑥”[인터뷰]

이종일 기자I 2023.12.29 15:45:57

장한솔 부천시 징수과 주무관 인터뷰
세외수입징수팀 근무, 세입 우수상 수상
가택수색 예고제로 2억4200만원 징수
"가택수색보다 예고제 효과가 더 크다"

[부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부천시가 올해 전국 최초로 세외수입 징수 가택수색 예고제를 시행해 2억4200만원의 수입을 늘렸다. 경기침체 여파로 세입이 감소하는 상황에 가택수색 없이 예고문 만으로 과태료, 이행강제금, 변상금 등을 받아내 주목받고 있다.

장한솔 부천시 주무관이 29일 시청에서 인터뷰를 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해당 업무를 맡은 부서는 징수과 세외수입징수팀이다. 이 팀에서 근무하는 장한솔 주무관(37·여·7급)은 지난달 부천시 세입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수색 예고문이 쏘아올린 작은 공’을 주제로 발표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상장과 함께 상금 120만원을 받았다.

장 주무관은 29일 시청에서 인터뷰를 통해 “올해 처음 가택수색 예고제를 시행해 많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불황으로 체납자의 과태료, 이행강제금 등 세외수입 징수가 어려웠는데 가택수색 예고제로 자발적인 납부가 늘었다”며 “내년에는 사전 예고 대상을 확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외수입징수팀은 지난 2021년 1월 지방행정제재부과금법에서 제11조의2(수색의 권한과 방법) 조항이 신설된 것에 착안해 올 6월까지 가택수색을 3차례 했는데 체납자의 저항이 심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 팀의 인원이 팀장을 포함해 5명인데 가택수색을 하려면 4명씩 같이 가야 해서 다른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힘든 문제도 있었다.

이에 팀은 올 7~12월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가택수색을 시행하기 전 예고를 통해 자발적인 납부를 유도하기로 했다. 해당 정책은 목표에 적중했다.

팀 직원들은 이 기간에 500만원 이상의 세외수입을 장기간 체납하고 있는 45명에게 등기우편으로 가택수색 사전 예고문을 발송했다. 등기를 받은 체납자의 문의전화가 오면 상담을 해줬고 체납자 13명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통해 가택수색 예고를 한 번 더 안내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체납자 실태조사 대상자 13명 중 12명이 가택수색 없이 체납금 2억4200만원을 납부했다.

장한솔 부천시 주무관이 29일 시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 주무관은 “가택수색 예고제로 체납금을 징수한 것은 엄청난 성과이다”며 “현실적으로 세외수입징수팀 인력으로 고액 체납자 전체에 대한 가택수색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예고 없이 가택수색을 했을 때는 체납자가 놀라 저항이 심했고 경찰관을 불러야 할 때도 있었다”며 “체납자가 집 안에서 문을 잠그고 안열어주면 열쇠수리공을 불러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했다”고 가택수색의 고충을 설명했다. 일부 체납자는 가택수색 직원이 집에 못들어오게 흉기를 들고 저항하기로 했다. 가택수색을 하면 집 안에 있는 현금, 귀금속, 명품가방 등을 압수하고 공매 처리한다.

장 주무관은 “올해 500만원 이상의 고액 체납자를 대상으로 사전 예고제를 시행했는데 내년에는 300만원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현재 팀원이 5명인데 내년에는 인력이 1명 빠져 4명이 세외수입 징수 업무를 해야 한다”며 “부천시의 세외수입 징수 확대를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해에 500만원 이상의 고액 체납자는 150명 정도 된다”며 “이 중에서 가정형편이 아주 어렵거나 분납 의지가 있는 체납자는 가택수색을 보류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액 체납자의 납부는 대부분 집에 있는 현금이 아니라 대출 등을 통해 이뤄진다”며 “수색으로 징수할 수 있는 금액보다 사전 예고를 통해 체납자가 스스로 납부방법을 찾아 징수하게 하는 것이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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