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내가 봐도 존경스러운 내 딸”…3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다

강소영 기자I 2023.10.06 13:46:05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서른이 되기도 전 꽃다운 나이의 20대 여성이 3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3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이휘영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권에 따르면 뇌사 상태였던 이휘영(28)씨는 지난달 14일 을지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우)를 기증하고 숨졌다.

이 씨는 지난 8월 22일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가족들은 1남 1녀 중 막내였던 이 씨를 누구보다 바르고 성실하게 살았던 아이라고 회고했다.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을 싫어했던 이 씨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주말마다 종묘에서 문화해설 자원봉사를 해왔고, 해피무브 해외 봉사, 숙명여대 박물관 지킴이 등으로 활동해왔다. 대학 졸업 후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원으로 일하며 직장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쌓기도 했다.

딸의 황망한 죽음 앞에서도 가족들은 이 씨의 성정을 고려해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아버지 이재삼 씨는 “애석하게도 짧은 삶을 살다 떠나지만, 장기기증으로 또 다른 생명에게 생명을 베풀었다”면서 “딸을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 비통하고 애가 타지만, 이 세상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던 만큼 많은 사람의 기도 속에 하늘나라로 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어머니 김정자 씨도 “딱 서른의 나이에 힘든 세상 속에서 아파하다 이 세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하나의 별이 돼 먼 길을 떠났다”며 “딸이 어른인 내가 봐도 존경할 정도로 열심히 산 만큼 의미 없는 끝이 아닌 새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해 우리딸”이라며 절절한 마음을 나타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