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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했던 ‘로마의 휴일’ 지나고…CIA에 軍정보 내준 중국인

이명철 기자I 2023.08.11 15:03:27

中 국가안보부 “미국측에 스파이 활동한 중국인 적발”
이탈리아서 CAI 요원과 친밀해져…귀국 후 정보 전달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에서 한 중국인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포섭돼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적발됐다. 최근 미국과 중국간 견제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미국측에 포섭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탈리아 로마를 지나는 테베레 강.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연관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중국 국가안전부가 중국이 미국 CIA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한 중국인을 적발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안보부는 이날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위챗 채널을 통해 성명을 올리고 중국 국적의 정(Zeng)씨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CIA 요원에게 포섭됐다고 밝혔다. 정씨의 성별은 명시하지 않았으며 CIA 요원의 이름은 1971년생으로 추정되는 세스라고 전했다.

한 군수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씨는 연구 활동을 위해 이탈리아로 파견됐다가 현지 CIA 요원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저녁 파티나 외출, 여행, 오페라 관람 등을 통해 서로 친밀한 관계로 발전된 것으로 국가안보부는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정씨는 CIA 요원에게 ‘심리적으로 의존’(psychologically dependent)하게 됐다.

CIA 요원은 정씨의 정치적인 입장을 흔드는데 성공했으며 이후 그로부터 중국군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 구체적인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정씨가 미국과 스파이 활동 관련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후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훈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보 제공의 대가로 정씨 가족에게 거액의 돈과 미국 이민을 약속한 것으로 국방부는 전했다.

중국측에 따르면 정씨는 중국으로 귀국한 후에 여러 차례 핵심 정보를 제공했고 대가로 돈을 받았다. 이번에 적발된 그는 구금에 해당하는 강압적인 조치가 내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몇 년간 국가 안보와 반도체 패권 경쟁 등으로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스파이 활동과 사이버 공격을 비난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스파이 활동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대응했다.

중국은 지난달초부터 반간첩법(방첩법)을 개정해 스파이 활동에 대한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이달초에는 SNS를 통해 자국민들에게 간첩 예방 활동에 참여할 것으로 촉구해 미국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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