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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5년 뒤 대선 승리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 다할 것”… 재도전 피력

선상원 기자I 2017.05.14 23:01:27

다음 대선은 개헌으로 결선투표제 도입, 새로운 아젠다 발굴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도전… 한동안 책임지는 모습 바람직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대선에서 낙선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4일 대선 패배 후 1주일도 안 돼 재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의 한 음식점에서 학계 중심의 지지자 모임인 ‘전문가광장’ 관계자들과 만찬을 하고 “5년 뒤 제대로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고 결선투표제 하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9일 대선에서 패배한 후 지지자들을 만나 차기 대선 도전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여기 계신 분들이 정책 준비를 정말 잘해주셨다.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다”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후보가 당선될까 봐 문재인 대통령을 찍었다는 분들이 있었다. 국민이 본인의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제가 더 잘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가 대선 막판 치고 올라오자, 정권교체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문 대통령 지지로 쏠리면서 3위로 득표율이 떨어진 것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는 이어 “다음 대선에서는 달라질 것이다. 개헌이 될 것이고 결선투표제도 도입될 것이다. 지난 대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다면 1차 투표에서 제가 2위, 어쩌면 1위도 했을 수 있는 구도였다. 대선에서 저를 찍어준 700만명은 엄청난 숫자”라고 밝혔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영남권과 충청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홍 후보보다 득표율이 높았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정책대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책 준비를 더 잘하겠다”며 “여기 계신 분들과 상의해 새로운 아젠다를 찾겠다. 소중하게 모이신 분들이 흩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안 전 대표는 선거 막판 시도한 ‘걸어서 국민속으로’의 뚜벅이 유세에 대해, “한달 간 못한 게 아쉽다. 정치권에서 통념을 깬 시도가 가능하구나 하는 인상을 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 자리에는 전문가광장의 핵심 구성원 20여명과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딸 설희씨가 참석했다.

안 전 대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37주년인 18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의 지지층을 상대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앞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정치적 재기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의 정치재개와 관련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의원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도전한 만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서기보다는 문재인정부 초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 의미를 띠고 있는 지방선거에 나서 당의 승리에 기여하는 것으로 재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만약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 당선되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서울시장직을 그만두면서 다시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 또 일부에서는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마무리된 후 올 여름이나 내년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나와 당대표직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대선 패배 후 몇 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대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소한 1년 정도는 정계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것이 좋다. 대선이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힌 것도 너무 빠른 감이 있다”며 “대선에서 패배했으면 한동안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에 대한 기본 도리”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대선 전 중앙상임선대위원장들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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