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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연출, 성추행 입장 표명 없이 페루 출국하나?

장병호 기자I 2018.02.22 11:07:51

페루 리마페스티벌 초청돼 25일 출국 예정
예술경영지원센터와도 연락 안 돼 "답답"
예술위는 신작 '모래시계' 공연 여부 논의

연극연출가 오태석(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성추행 논란으로 잠적한 연극연출가 오태석이 입장 표명 없이 페루로 출국할 예정이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오태석 연출과 극단 목화는 페루 공연을 지원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극단 목화는 연극 ‘템페스트’가 오는 28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페루 리마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돼 3월 1일까지 이틀간 현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25일 페루로 출국해 3월 초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번 공연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센터스테이지 코리아’ 사업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항공비를 국고로 지원한다.

그러나 오태석 연출과 극단 목화는 현재 예술경영지원센터와도 연락을 두절한 채 자체적으로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는 단원들이 착실하게 출국을 준비해왔다”면서 “논란이 불거진 뒤부터 연락이 닿지 않아 진행 과정을 파악할 수 없어 곤란한 상황”이고 설명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산하기관으로 국내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오태석 연출의 성추행 논란 소식을 접한 뒤 이번 공연의 지원 여부를 재검토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문체부에 전달했다. 이 관계자는 “국고 지원 사업인 만큼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문체부와 상의할 필요가 있어 관련 내용을 전달했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적인 행사에 초청된 공연인 만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원을 중단할지라도 공연은 이뤄질 전망이다. 관계자는 “이번 ‘템페스트’의 페루 공연은 페루 측에서 먼저 이 작품을 공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이뤄진 것”이라면서 “오태석 연출의 개인적인 문제만으로 공연을 취소하기는 어렵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오태석 연출의 신작 ‘모래시계’를 창작산실로 선보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현재 공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3일 예술위원 긴급회의를 열고 ‘모래시계’의 공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래시계’는 오는 3월 15일부터 아크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오태석 연출은 최근 연극인들이 소셜미디어에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뜻으로 올린 글로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극단을 운영하는 교수님’ ‘이름만 들으면 누군지 아는 연극계 대가’ 등으로 암시했다. 복수 관계자에 확인한 결과 가해자가 오태석 연출이라는 증언이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오태석 연출은 연락을 두절한 채 잠적한 상태다. 극단 목화 측은 지난 20일 “저희도 오태석 연출과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면서 “(오태석 연출의) 입장 표명이 없어 죄송하다. 현재로서는 입장 표명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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