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강진 연락두절 한국인의 어머니 "재난 대비 메시지 되길"

뉴스속보팀 기자I 2018.10.03 20:42:34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연락이 끊긴 한국인 30대 남성 A씨의 어머니는 이번 사고가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하나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 어머니는 3일 저녁 중앙술라웨시 주 팔루 시내 8층 호텔 붕괴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눈물을 글썽이며 “이런 재해로 유일한 핏줄인 아들의 생사를 모른 채 며칠을 지내며 느낀 것은 내 아들도 하나의 사명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런 어려움을 국민에게 보이면서, 관심을 받으면서 정말 뭔가 우리나라가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지 않나 생각해 말씀을 드린다”고 부연했다.

이어 “조금 두서없고 자식 생사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말 하는 게 마음이 편치 않지만 우리 정부나 국민이 각자 각성해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고, 인재로 발전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패러글라이딩 대회 참석차 팔루에 머물렀던 재인도네시아 한인 패러글라이딩 협회 관계자 A씨는 팔루 북쪽 80㎞ 지점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한 지난달 28일 오후 6시 이후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진 발생 10여 분 전 외아들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는 A씨 어머니는 치안불안과 여진 등의 위험을 무릅쓰고 팔루 현지로 달려와 자식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다.

현지 재난당국은 A씨가 이번 지진으로 무너진 팔루 시내 8층 호텔의 잔해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씨 어머니는 이 호텔에서 피해자들이 시신으로 발견될 때마다 오열하고 있다.

A씨 어머니는 3일 낮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호텔 붕괴현장을 찾았을 때는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 “황금 같은 시간을 버리지 말고 더 찾아달라”며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에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모 미국계 외신 현지지사는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는 오보를 냈고, 일부 네티즌들이 관련기사에 악성 댓글을 써댄 때문에 A씨 어머니는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어머니를 모시고 팔루 현지에 온 지인은 “놀러 갔다가 죽었다는 따위의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면서 “A씨는 국외에서 패러글라이딩으로 오랫동안 국위를 선양해 왔다”며 울분을 토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동갈라 지역에서는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고, 약 20분 뒤 진앙과 80㎞ 거리인 팔루 지역에 최고 6m의 높은 쓰나미가 닥쳤다.

이날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천400명을 넘어섰으며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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