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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트 장관은 21일(현지시간)자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내년 체감 경기에 관한 질문을 받고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경로를 유지한다면 인플레이션을 낮을 수 있고 영란은행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합리적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드러난 영란은행의 ‘매파 본색’과는 거리가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주 금리를 현행 수준(5.25%)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하며 인플레이션을 정책 목표(연 2%)까지 낮출 때까진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위원 9명 중 3명은 금리를 25bp(1bp=0.01%p) 더 올려야 한다고 표를 던졌다. 대표적인 매파인 벤 브로드벤트 영란은행 부총재는 이번 주 노동시장 상황이 불확실하다며 “정책 대응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선 영란은행이 이르면 5월 금리 인하를 시작하길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9%(전년 동월 대비)로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이런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영국 보수당 내각도 내심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정부도 공공부채 이자 부담이 줄어들고 보수당이 원하는 감세를 추진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영국은 늦어도 내년 1월엔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보수당 지지율은 야당인 노동당에 20%p 가까이 뒤지고 있다. 헌트 장관은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회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책임 있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내년 영국 경제 전망에 관해선 “영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과 쇠퇴론을 버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