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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 빈자리 中 업체가 채웠다

김겨레 기자I 2023.11.13 11:31:30

3년새 스마트폰 중국산 부품 비중 18%p↑
LGD가 패널 공급 끊자 中BOE가 대체
미국산 터치 패널 센서도 중국산으로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화웨이가 최근 3년 사이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중국산 부품 비중을 대폭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제재로 한국, 미국 등 해외 부품업체가 화웨이와 거래를 끊자 그 자리를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화웨이. (사진=AFP)


1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전자기기 분해 조사업체 포멀하우트 테크노솔루션즈와 함께 지난 8월 출시된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분해한 결과 부품 원가 총액 422달러(약 55만7700원) 가운데 중국산 부품의 비중은 47%였다고 보도했다. 2020년 출시된 ‘메이트 40 프로’의 중국산 부품 비중은 29%로, 3년 만에 중국산 부품 비중이 1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사용한 중국산 부품 수가 증가한데다 고성능 부품을 사용하면서 중국산 부품 총액은 198달러(약 26만원)로 3년 전과 비교해 약 90% 증가했다. 닛케이는 “미국 제재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2020년에 비해 최근 중국산 부품 탑재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스마트폰 부품 가운데 단가가 가장 비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업체가 LG디스플레이(034220)에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로 바뀐 영향이 컸다. 3년 전 메이트40 프로에 탑재됐던 스마트폰용 터치 패널 센서 역시 미국 시냅틱스의 제품이었지만 메이트60 프로에선 중국산으로 대체됐다.

미국이 2019년 화웨이를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명단)에 올리자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이듬해 9월 패널 공급을 중단했다. 디스플레이 구동칩에 미국의 지원을 받은 기술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BOE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005930)의 과점 구조를 무너뜨리고 있지만 양산 능력은 뒤떨어진다”며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이 많아질 경우 어느 정도까지 공급할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전했다.

프로세서의 경우 2020년에는 화웨이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생산했지만, 올해는 중국 중신궈지(SMIC)가 생산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SMIC가 28㎚(나노미터, 1㎚=1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생산에 쓰겠다며 제재를 우회해 수입한 장비로 7나노 반도체를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 스마트폰에서 한국산 부품 비중은 3년 전 31%에서 올해 36%로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일본산 부품 비중은 19%에서 1%로 급감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 공급업체를 소니에서 삼성전자로 교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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