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개인 일정들을 소화하며 독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권력 서열 1위같다”며 쓴소리를 뱉었다.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은 “김 여사 제가 잘한다 그랬었다. 그런데 이번에 김 여사가 배우자 공식 행사는 안 가고 환자 집에 찾아가서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하고, 재클린 케네디(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민소매 드레스를 똑같이 입고 나갔다”고 말했다.
|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쯔노이짱바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아세안+3’ 의장국인 캄보디아 정상 주최 갈라 만찬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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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전 원장은 지난 11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이태원 참사로 뇌사 판정 소견을 받은 뒤 장기 기증을 결정한 국군 장병과 가족들을 찾아 위로를 건넨 것을 두고 “김 여사가 윤 대통령보다 훨씬 잘한다”고 칭찬한 바 있다.
그는 김 여사가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에 대해 “그건 말이 안 된다. 옥의 티”라며 “정상들의 배우자 공식 행사가 있는데 거기는 가지 않고 개별 행동을 한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김 여사가 공식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면서 “이건 당신 혼자 간 거 아니다. 그러니까 아세안에서도 윤 대통령은 보이지 않고 김 여사만 보여서 권력 서열 1위 아니냐, 대통령 아니냐, 이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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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진행자가 “보통 일반적으로 남 배우자의 팔짱을 끼나”라고 질문하자 박 전 원장은 “영부인으로서 좀 그렇지만 아무튼 요즘 신세대다. 제가 너무 잘한다고 칭찬하니까 오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지원을 받은 의료기관인 프놈펜 소재 앙두엉 병원과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고, 다음 날인 12일엔 헤브론 의료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바 있는 14세 소년 로타의 집을 찾았다.
본래 이날 김 여사는 캄보디아 측이 마련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들의 배우자들을 위해 마련된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을 할 예정이었으나,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어서 헤브론 의료원에 오지 못한 로타의 소식을 전해 듣고 직접 집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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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 여사는 13일엔 로타에 대한 치료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헤브론 의료원을 재방문했으며, 이 외에도 친환경 업사이클링 업체 ‘스마테리아’와 발리의 한국학교를 찾고, 환경운동가 멜라티·이사벨 위즌 자매를 만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선 김 여사가 배우자 공식 일정에 참석하지 않고 개인 일정을 소화한 것을 두고 “외교 결례”, “연출된 선행”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의 발언들이 상대국과 환아에게 모욕이며 상처라고 반박했다.
| 김건희 여사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교민 자녀와 학생, 청년 등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한국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함께 만들기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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