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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노현우 학생, 뉴질랜드 테아라로아 트레일 3007km 국내 최초 완주

김민정 기자I 2016.03.17 11:16:38
노현우(건설환경공학과·10) 학생 (사진 가장 왼쪽)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세종대 노현우(건설환경공학과·10)학생이 지난해 10월 27일부터 올해 2월 15일(111박 112일)까지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에선 두 번째로 뉴질랜드 테아라로아 트레일을 완주했다. 테아라로아 트레일은 뉴질랜드 환경보호국에서 35년에 걸쳐 개통한 트레일으로, 뉴질랜드의 북섬 끝에서 남섬 끝까지 이어지는 3007km의 초장거리 코스다.

세종대학교 산악부 회장을 했을 만큼 산악활동에 관심이 많은 노현우 학생이지만 트레일 완주를 위해 111일 동안 걸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노현우 학생은 역경을 딛고 꿋꿋이 코스를 밟았고,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성취했다. 노현우 학생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내 최초로 테아라로아 트레일을 완주했다. 간단한 완주 소감 부탁한다.

- 트레일을 준비하면서 사진으로만 접했던 시작점과 도착점을 막상 내 눈으로 보게 되니 뭔가 허무했다(웃음). 머릿속에서 생각을 너무 많이 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 오히려 한국에 돌아와서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나니 이제야 완주했다는 것이 실감난다.

테아라로아 트레일은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가?

- 개인적으로 故 박영석 대장을 알게 되면서 걷는 것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덕분에 더 넓은 세상을 내 발로 직접 느껴보고 싶었고, 평범한 20대의 삶에서 누릴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싶어 트레일을 계획했다. 트레일은 나를 포함해서 총 4명이 완주했는데, 4명은 작년 한 등산용품 업체에서 진행한 국토대장정에 함께 참여하면서 서로 얼굴을 익힌 사이였다.

이전부터 그중 한 명과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중, 국내에서 아무도 가지 않았고, 심지어 뉴질랜드 교민들도 잘 알지 못하는 ‘테아라로아 트레일’을 알게 됐다. 내가 첫 발을 내딛고 싶다는 도전정신이 생겨 트레일에 참여할 다른 인원들을 모집했고, 2명을 더 구성해 총 4명이 함께 도전했다.
노현우(건설환경공학과·10) 학생
테아라로아 트레일은 어떤 트레일인가?

- 뉴질랜드를 횡단하는 코스라고 생각하면 쉽다. 뉴질랜드는 북섬과 남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북섬에서 남섬 끝까지 걸어가는 코스다. 뉴질랜드에선 화산과 빙하, 그리고 초원지대까지 경이로운 다양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무려 111일을 걸으면서 힘든 순간들도 많았을 것 같다. 언제가 가장 힘들었는지, 그리고 그 순간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나?

- 딱 한 번 집에 가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웃음). 북섬은 대부분 초원지대인데 반해 남섬은 대부분 산악지형이었다. 그 중 테아라로아 트레일에서 두 번째로 힘들다는 코스를 지날 때였다. 9박 10일 안에 그 코스를 통과해야 하는데 코스가 워낙 험준해 어디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덕분에 준비해 온 오트밀과 식빵으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10일 안에 이 코스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그나마 이것도 먹지 못한 채로 걸어야 했기에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했다. 그래도 트레킹 길에서 만난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서로 격려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다음엔 어떤 재밌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서 더욱 열심히 걸었다. 그 덕분에 가장 어렵다고 하는 코스도 생각보다 쉽게 걸을 수 있었다.

현우(건설환경공학과·10) 학생(사진 정중앙)
그렇다면 반대로 가장 짜릿했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는가?

- 산에서 많은 협곡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협곡과 협곡 사이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다리에서 떨어지면 정말 큰 일이 나겠다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심지어 한 사람씩만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경고문까지 붙어 있어 더욱 무서웠다. 무거운 가방까지 메고 있어 거의 두 사람 무게였는데(웃음). 심지어 그런 다리가 한두 개가 아니어서 건널 때마다 정말 아찔했다. 그래도 이 난관을 무사히 극복했다는 짜릿함 덕분인지 협곡을 건넜던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의 도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로 도전하지 못했던 PCT(미국의 3대 트레일 중 하나)를 도전하고 싶다. 미국과 멕시코의 접경지대부터 미국과 캐나다의 접경지대까지 걷는 코스다. 거쳐야 할 절차가 복잡하지만 그래도 계획하고 있다. 또 하나는 여름에 있을 故 박영석 대장의 시신을 찾기 위한 안나푸르나 원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둘 중 어떤 일을 하겠다고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모두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다.

값진 경험을 하고 온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사실 나도 군대를 다녀오기 전까지만 해도 정말 평범한 학생이었다. 전역 후에도 크게 다를 것 없던 삶이었는데 20대라는 소중한 시간을 ‘내가 정말 하고 싶은’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서 등산을 시작했다. 등산하면서 각종 대외활동도 참여할 수 있었고 한국대학산악연맹에서 주는 우수재학생 상도 수상했다.

한 가지에 몰두해서 열심히 한다면 나 같은 평범한 사람도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는데 투자한 2년은 절대 헛되이 지나간 시간이 아니었다. 못할 것 같아서, 안 해본 일이라서 안 하려고 한다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두려움보다는 일단 어떻게든 부딪쳐 보자는 도전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한편 세종대 신 구 총장은 “2012년부터 세종대는 입학 후 봉사시간 30시간을 채워야 이수할 수 있는 ‘세종사회봉사1,2’ 과목을 개설, 교양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투철한 책임감과 남을 위하는 희생정신, 도전하는 정신 등을 가진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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