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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부총리 사퇴, 콜금리 변수 될까

강종구 기자I 2005.03.07 16:03:06

시장 "금리 인하 가능성 엷어졌다"
한은 "금통위와 부총리 교체는 무관"

[edaily 강종구기자]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물러나자 오는 10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졌다. 이 부총리 사퇴가 주식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준 만큼 콜금리 결정에도 작든 크든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는 추측에서다. 시장 참여자들은 "정책기조가 당장 바뀌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영향을 없겠지만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엷어졌다"는 반응이다. 물론 한은은 펄쩍 뛴다. 금리를 인하할 상황이면 인하하고 동결할 상황이면 동결하는 것이지 부총리 교체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 한은, 저금리 정책기조 희석 우려에 `난감` 이상재 현대증권 거시경제팀장은 "이제 콜금리 인하는 물건너 갔다고 봐도 될 것"이라며 "재경부 입장이 한발 후퇴하는 반면 한은에서는 금리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인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득세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은은 시장의 이런 시각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동안 한은 금리정책이 독립적이 아니었다는 시장의 시각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은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정책기조는 이 부총리 이전부터 한은이 취해 온 것"이라며 "콜금리는 국내외 경제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하는 것으로 정부가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금통위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해 한 금통위원도 `정부가 내리라고 한다고 한은이 금리를 내린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했지 않았느냐"며 "금통위 금리결정은 100% 독립적이라고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 경기부양적 저금리정책 기조 당분간 유지될 듯 이에 따라 한은의 `경기부양적 저금리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달 금통위 후 박총재 표현을 빌자면 경기는 "대한(大寒)은 지났지만 아직 봄이 아닌" 상황이고 "향후 경기회복세는 매우 더딜 것"이기 때문이다. 박 총재는 연초 신년사에서 "먼저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면서 경기순응적 금리정책을 운영해 나갈 방침이며 "성장과 고용을 최대한 뒷받침하는 방향에서서 정부 재정정책과 협조 및 보완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헌재 부총리가 사임하자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에 어느정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통위원들도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은이 그동안 금리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별로 없다고 주장해 왔고 현재 콜금리 수준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어 `저금리기조 유지`가 추가 금리인하보다는 금리상승 기조로의 전환을 늦추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 한은 "후임 누가 되나.." 은근히 신경 겉으론 아니라고 해도 한은 역시 이 부총리의 사임이후가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표정이다. 최근 3개월 동안 콜금리를 동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 동결했을 때 "이부총리가 사임안했으면 인하했을지도 모르는데.."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정책 수장의 공백으로 정부와의 정책조율에 혼선이 나타날 수 있고 금리와 환율을 적절히 오가며 배려하던 이 부총리와는 다른 후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도 새로운 부담이다. 예를 들어 수출촉진을 위해 환율방어를 강력하게 할 경우 정부의 환시채 발행압력 고조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충격이 재연될 수 있고 시장을 고려하지 않은 공격적인 재정지출로 통화정책 운영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제 막 경기가 전환신호를 보내고 있는 시점이어서 금리와 환율 모두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며 "정부와 한은의 정책조율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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