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새벽 한산한 거리에서 한 여성의 다급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때마침 주위에 있던 배달기사와 여러 시민은 여성을 도와 도주하는 용의자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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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씨가 목격한 장면은 한 남성이 도주하고 있고 그 뒤를 쫓아 달려가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여성은 남성을 쫓아가면서도 계속해서 “강도야! 도와주세요. 잡아주세요”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때 현장 근처를 지나가던 배달기사가 오토바이에서 내려 도주하는 남성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A씨는 “남성이 몸을 반쯤 일으켜 다시 도주를 시도하자 기사분이 다시 한번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덮쳤다”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달려온 피해 여성은 배달기사와 함께 남성을 붙잡은 뒤 “누가 경찰에 신고 좀 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 모든 상황을 창문을 통해 지켜보던 A씨는 배달기사도 피해 여성도 모두 전화 걸 상황이 안 된다고 판단해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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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후 3분 정도 지났을 무렵 경찰이 도착했고 그제야 여성은 ‘어흐흑’하며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했다.
이에 A씨는 “도주하는 용의자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고 제압에 나서 주신 오토바이 배달 기사님. 정말 멋졌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안산상록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으로 신고가 접수된 것은 사실이나 강도 사건이 아닌 술값 계산 오해로 불거진 해프닝이었다”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가게에서 술을 마시다가 짐을 그대로 놔둔 채 자신의 친구를 만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주점 관계자인 피해 여성은 남성이 술값을 계산하지 않고 자리를 나서자 무전취식으로 오해해 그를 쫓아간 것이었다.
결국 술값을 해결한 뒤 두 사람의 오해도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 역시 남성을 입건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