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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자영업자 늘자 연체율 11년만에 '최고치'

송주오 기자I 2024.06.14 13:05:05

개인사업자 4월 연체율 0.61%…2012년 이후 최고치
자영업 폐업자수 급증…작년 외식업 폐업률 21%
대출 문턱 높아지자 카드론·보험약관대출 최고치 경신

[이데일리 송주오 김국배 기자] 외식업 폐업률이 급증한 가운데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고물가 지속으로 지갑 사정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0.48%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3월 말 0.08%포인트 떨어졌다가 상승 전환한 것이다.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크게 뛰었다. 같은 기간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61%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0.2%포인트 급등했다.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0.6%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말 이후 11년 4개월 만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지속으로 소비 여건이 악화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영향이다. 핀테크 기업 핀다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17만6258개(21.5%)가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9만6530개)보다도 82.6% 많은 규모다.

자영업자의 폐업 급증은 높아진 대출 문턱의 영향도 있다. 높아진 문턱 탓에 운영비를 조달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500점대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 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11개사로 1년 전과 비교해 6개사 줄었다. 이런 탓에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은 카드론, 보험약관대출로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9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9조964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1.2% 증가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7.3% 치솟았다. 카드론은 대표적인 서민들의 급전 창구이다.

보험약관대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7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8조2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2.8%) 늘어난 수치다. 약관대출은 보험을 해약할 때 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최대 95%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서민·자영업자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서민금융 공급, 채무 조정, 고용 지원 등 취약계층의 근본적인 경제적 자립과 상환 능력을 제고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우선 서민, 자영업자의 대출 문턱을 낮추기 위해 우수 대부업자 자격 유지 조건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등이 지속되면서 경기 민감 업종 개인 사업자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규 연체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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