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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보복] 유커 발길 ‘뚝’…관광업계 피해 속출

강경록 기자I 2017.03.15 10:15:28

15일부터 한국 관광상품 취급 중단 시행
경복궁 등 4대궁 중국인 관광객 '급감'
제주여행 취소도 11만명에 달해

중국 아오란그룹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인천 중구 월미문화에거리에서 열린 ‘치맥파티’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 상품 판매 금지령 시행 첫날을 맞아 국내 관광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여유국(이하 여유국)은 15일부터 중국 대형 여행사뿐만 아니라 중소 여행사까지 한국 관광상품 취급을 일제히 중단하라고 구두 지침을 내린바 있다. 이는 온·오프라인 여행사 모두 해당한다. 중국 여행사들이 한국 관련 상품 취급을 거부하게 됨에 따라 중국 여행사를 통한 중국인들의 비자 대행도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한국 여행상품 광고도 전면 중단했다. 여유국이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며 공지한 7대 지침에는 △단체와 개인(자유) 한국 관광상품 판매 금지 ▷롯데 관련 상품 판매 금지 ▷온라인 판매 한국관광 상품 판매 종료 표시 ▷크루즈 한국 경유 금지 ▷관련지침 어길시 엄벌 등이 포함됐다. 이 금지령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한국 여행에 대한 제재 수위는 더 높아져 한국을 찾는 중국인 여행객의 발길이 뚝 끊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인이 많이 찾던 서울과 제주도 등 국내 관광지는 물론 관광업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 피해 사례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에 따르면 3월 1∼5일까지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의 입장객 수를 집계한 결과 하루 평균 중국인 관람객이 전월 대비 36.5% 감소했다. 4대 궁과 종묘를 관람하는 중국인 수는 올해 1월 하루 평균 5322명, 2월에는 5270명이었으나 3월 들어 3349명으로 급감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도의 피해도 상당하다. 15일부터 예약 취소를 통보한 중국 관광객은 1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가 발표한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에 따른 일일 동향’에 따르면 관광 금지령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30개 여행사 11만7588명이 제주도 관광을 전격 취소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제주항에 도착한 국제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의 중국인 승객 3400명이 하선을 거부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 금지령 시행일인 15일 이후부터는 기항 취소가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우려를 더 하고 있다.

제주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크루즈선의 무더기 입항취소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올해 크루즈선 입항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125항차 계획돼 있었으나 줄줄이 취소됐다. 부산항에 입항하기로 예정된 일부 크루즈선이 입항을 취소했고, 인천의 경우 중국 10개 항로와 인천항을 잇는 카페리 업체 9개가 모두 15일 이후 예약자를 한 명도 받지 못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724만명. 이 가운데 46.8%가 중국인(806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단체관광 상품을 통해 입국한 경우는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40% 정도다. 단체 관광 상품 뿐 아니라, 중국 현지 여행사에서 ‘항공권과 숙박’만 묶어 판매하는 이른바 ‘에어텔’ 상품도 판매를 막으면 50%~60%의 유커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면 최대 5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발길을 돌리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날 수록 적자 규모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기준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금액은 2391달러(한화 274만원). 이를 환산하면 금한령(禁韓令)으로 인한 피해는 96억3573달러(2391달러×403만명), 한화로는 약 11조원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60억3570만 달러(약 6조9410억원)다. 여기에 11조원 이상 추가되면 전체 여행수지 적자는 18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금한령의 본격화로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형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우리 관광업계 구조상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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