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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기업특위 "기업은행 민영화 꼭 해야 하나?"

김수미 기자I 2008.08.12 16:16:08

국회 공기업 특위서 국회의원 집단 질의
전광우 금융위장 "中企 지원 지속하겠다"

[이데일리 김수미기자]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기업은행(024110) 민영화의 `정당성`과 관련해 곤욕을 치렀다.

전 위원장은 12일 국회 공기업특위에 출석,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기업은행의 민영화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집중 질의를 받았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업은행 대출 비율은 81.6%에 달한다"며 "은행으로부터 돈 빌리 힘든 게 중소기업인데 (기업은행 민영화는)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가 일관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 위원장이) 기업은행 매각자금을 세입으로 잡겠다고 했는데 산업은행을 팔아 KDF를 만들고 이 KDF가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하면서 정작 현재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팔아서 세입으로 잡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세금이 많은데 마치 돈 많은 사람의 세금은 깎아주고 그걸 기업은행 매각 자금으로 메꾸는 형국"이라며 "마스터 플랜도 없는 상황에서 꼭 기업은행 민영화를 서둘러야 하냐"며 전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지금은 영세 소기업 및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유가 및 고환율 등 경제여건 악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축소 가능성 등에 대비해 정부는 오히려 중소기업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기업은행을 팔 게 아니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이행해야 하는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지금은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밖에 질의에 나선 국회의원들은 `국책은행 민영화가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민영화 절차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급작스레 시작된 공기업 대책회의가 14일부로 끝이 난다면 졸속 그 자체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 공기업 특위 통해 어느 하나 심도 있게 논의된 게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작년보다 올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운데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을 재벌이나 외국자본에 팔아치우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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