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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반도체 수출규제 2년…스미토모화학, 韓에 생산기지 짓는다

김보겸 기자I 2021.09.01 11:09:25

탈일본 움직임에 한국 투자 늘리는 日기업들
스미토모화학, 1000억원대 투자해 한국 공장 짓는다
2024년부터 ArF 포토레지스트 생산하기로

스미토모화학이 최소 1051억원을 들여 한국 공장을 만들고 반도체 소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한국에 1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한다. 첨단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직접 생산해 고객사인 국내 반도체 대기업들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스미토모화학은 전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의 반도체 대기업에 포토레지스트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최소 100억엔(약 1051억원)을 들여 한국에 새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은 2024년부터 시작한다.

기존 오사카 공장을 증설하고 한국에서 새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는 2024년에는 스미모토화학의 ArF 포토레지스트 생산 능력이 2019년의 2.5배로 뛸 전망이다.

스미토모화학 한국 공장에서는 ArF(불화아르곤)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한다. ArF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미세하게 인화할 때 쓰이는 첨단 소재다.

스미토모화학은 지금까지 오사카 공장에서만 ArF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해왔다. ArF 포토레지스트의 첫 해외 생산 결정은 국내 반도체 제조기업들의 요구에 응한 것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이후 일본 기업과 거래하던 한국 반도체 대기업들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분산생산을 요청했다. 스미모토화학은 일본에서 원료를 들여 와 한국에서 조합해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라 당분간 ArF 포토레지스트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5세대(5G) 스마트폰 보급과 재택근무에 따른 PC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시장 수요는 연 6% 늘고 ArF 포토레지스트는 10%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들의 첨단소재 국산화 움직임도 스미토모화학이 한국에서 직접 생산을 결정한 배경으로 보인다. SK머티리얼즈(036490)는 지난해 6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된 초고순도(99.999%) 불화수소 가스 양산을 시작했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한국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불화수소 생산기업인 다이킨공업은 내년 10월 40억엔을 들여 충남 당진에 불화수소 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9년 7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작에 필수품인 3대 첨단소재 품목에 대해 수출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불화수소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가 대상이다. ArF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수출관리 대상은 아니지만 업계에선 일본의 수출규제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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