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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우크라 약탈 조직화…"농기계·곡물까지 빼앗아"

이현정 기자I 2022.05.02 10:28:16

CNN "한 가게서만 농기계 63억원어치 훔쳐가"
도난 당한 농기계 1000km 떨어진 곳까지 이동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주거지만 약탈하는 게 아니라 곡물은 물론 고가의 농기계와 건축 자재 등을 조직적으로 훔쳐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농민들이 곡물을 수확하고 있다. (사진=AFP)
1일(현지시간) CNN은 우크라이나 멜리토폴시에서 러시아군의 약탈 범죄가 조직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탈이 일부 군인의 일탈행동이 아닌 계획적인 군사행동이 됐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한 농기계 가게에서만 30만달러(약 3억8000만원)에 달하는 콤바인 수확기를 포함해 500만달러(약 63억원) 상당의 농기계를 훔쳐 갔다. 원격 잠금 기능이 탑재돼 가동할 수 없는 기계도 가리지 않고 압수해 부품을 판매하며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한 익명의 시민은 러시아군의 여러 부대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와 서로 경쟁하듯 물건을 빼앗아 간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콤바인 수확기 2대와 트랙터, 파종기를 훔쳐 가더니 이어 나머지 27대의 농기구도 모두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훔쳐 간 트럭 한 대에 러시아군을 상징하는 ‘Z’자 상징이 그려진 것을 봤다. 군용 트럭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훔쳐 간 농기계 일부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이 있어 그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일부는 인근 마을에서 확인됐으나 다른 일부는 1100km 이상 떨어진 체첸공화국까지 이동한 것으로 포착됐다.

다른 시민은 러시아군이 수십만톤의 곡물이 비축된 농작물 저장고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이반 페도로프 멜리토폴시 시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곡물용 엘리베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사적인 농지를 약탈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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