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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공급 계획에도 건설경기 시들…치솟는 원자잿값 탓"

이윤화 기자I 2022.06.13 12:00:00

BOK이슈노트 ‘최근 건설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 등에도 자잿값 오르고 노동 제약
건설 투자 디플레이터 상승에 원자재 가격 등 1.7%p 차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국내 건설경기가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등 수요 확대로 작년 하반기부터 살아나는 듯했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자재, 인력 등 공급 측면의 제약 요인들로 올해 들어 다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건설경기는 부동산 수요가 이어지면서 차츰 회복 흐름을 나타내겠으나 공급 제약 요인들에 의해 회복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박상우 과장, 황나윤 조사역이 13일 발표한 BOK이슈노트 ‘최근 건설경기 상황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동 공급 제약 등으로 건설경기 회복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은


최근 1년간 건설투자 흐름을 요인별로 분석해본 결과 국내건설 수요가 늘면서 건설 경기 성장에 2.4%포인트 플러스(+) 기여 했으나, 글로벌 원자재 가격요인(-2.0%포인트)과 국내건설 공급요인(-2.3%포인트)이 마이너스(-) 기여를 더 크게 나타내 부진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건설 물가를 나타내는 건설투자 디플레이터는 올 1분기 전년동기대비 10.4%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서 지난 2005년 1분기~2022년 1분기 추세 상승률인 3.5%를 제외하고 난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해봤다. 그 결과 원자재 가격 등 글로벌 요인이 1.7%포인트, 국내건설 수요요인 1.0%포인트, 국내건설 공급요인 0.8%포인트 기여하는 등 대부분의 요인이 건설 관련 물가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상우 과장은 “경기 순환적 측면에서 보면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확대 등으로 확장 국면의 초기에 들어선 모습이지만 코로나19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해 건설공사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면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신규 분양도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첫해인 2020년 1월 대비 올해 1월 건설자재 가격의 누적 상승률을 보면 일반 철근이나 형강의 경우 80%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시멘트와 레미콘 등 대부분의 건설 자재 가격이 오른 모습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빈번한 물류파업 등으로 공급망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지난 3월에는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유연탄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시멘트·레미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건설 공사의 상당 수가 과거 원가부담이 낮은 2019년~2021년초 수주·착공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공사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입국 제한으로 외국인 인력이 급감하면서 골조공사 등 일부 공정의 인력부족 현상이 심화된 점과 내국인 근로자의 경우 비숙련·고연령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노동생산성 향상도 제약된 모습이다. 근무시간 감소와 안전관리 강화 등 건설현장에서의 환경 변화도 중장기적으로는 고용의 질과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최종생산물인 건축물의 품질 향상에 기여하겠으나 단기적으로는 건설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은 조사국은 향후 건설경기는 공급제약 요인들이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건설투자의 주된 제약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건설자재 가격 및 공급망 불안정이 단기간 내 해소되긴 어려워 회복 속도는 완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과장은 “건설투자의 견조한 회복을 위해서는 건설 비용·편익이 변동할 때 공사 이해당사자 사이의 합리적 분담 체계 마련, 건설 원자재 수입 다변화, 국내 물류망의 안정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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