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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틸러슨 방중기간에 신형 로켓엔진 시험…전략도발 가능성 시사(종합)

장영은 기자I 2017.03.19 16:27:58

틸러슨 중국 방문한 18일 신형로켓엔진 시험…직접 참관한 김정은 "곧 세계가 보게 될 것"
전문가 "정지 위성용 엔진 최종시험 가능성 "…"4월 中 '장거리 로켓' 발사 하겠다는 예고"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한중일 동북아 순방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맞춰 새로운 로켓 엔진 기술을 공개하면서 고강도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동지께서 국방과학원에서 새로 개발한 우리식의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을 보시였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시험을 지도 참관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 北 틸러슨-왕이 회담할 때 신형 로켓엔진 시험

김정은 위원장이 시험 결과에 크게 만족하며 ‘3·18 혁명’이라 일컬은 것을 봤을 때 이번 시험은 전날(18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동북아 3개국 순방 일정 중에 새로운 로켓 엔진 기술을 과시한 것이다. 특히 시험 당일은 틸러슨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첫 회담이 있던 날이었으며, 공개한 날은 틸러슨 장관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예방하는 날이다.

지난 15일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연일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미국측에 대한 맞대응이자, 조속한 시일 내에 북미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이 직접 관람했고 △장거리 로켓 발사의 경우 예고를 해왔으며 △틸러슨의 한중일 방문 △4월 초순 시진핑의 방미 △4월 하순 인민군 창건 85주년 등을 감안했을 때, “북한은 장거리 로켓 시험발사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예고를 하는 한편, 미국과 언제든지 담판을 할 수 있다는 숨은 의도를 담아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측에 따르면 이번 시험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중앙통신은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은 지난 시기의 발동기들보다 비추진력이 높은 대출력 발동기를 완전히 우리식으로 새롭게 연구 제작하고 첫 시험에서 단번에 성공함으로써 국방공업건설사에 특기할 또 하나의 사변적인 기적을 창조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시험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으며, 국방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얼싸안거나 등에 업는 것으로 그들의 노고를 위로했다고 타전했다.

◇ 김정은 “곧 세계가 보게 될 것”…ICBM 기술 보여줄 장거리 로켈 발사 가능성

노동신문은 19일 전날(18일)시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성공했다면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시험 성공에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이를 이용한 무력 도발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며 “로케트공업발전에서 대비약을 이룩한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3.18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력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현지지도를 하고 지시한 내용은 시차는 있지만 모두 실행에 옮겨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북한이 이번 시험에 사용된 기술을 증명하는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김동엽 경남내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우주개발과 무기개발이 혼재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지위성용 엔진의 최종 시험일 가능성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엔진 시험이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는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소위 정지위성운반용 엔진과 관련해 수정 보완한 후속 최종시험으로 예상된다”며 “지금 미국, 중국 등 복잡한 국제적 상황 속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 상대가 추측과 상상을 하게 해 ‘밀고 당기기’를 하려는 모호성 전략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정지위성을 포함한 인공위성 기술과 ICBM 기술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장거리 로켓’ 발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시기는 인민군 창건일(4월25일)이 있는 다음달 20일 전후로 ‘축포’ 형식이 될 공산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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