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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22개국 공조 아태지역 필로폰 합동단속 실시

이진철 기자I 2019.04.24 10:13:52

필로폰 밀수 가능성 높은 여행자·수입화물 집중 수사
작년 필로폰 적발량 223kg.. 전년대비 6.2배 증가
"중국계 마약밀수 조직 밀수시도, 합동단속 효과 기대"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말레이시아 현지 마약 조직원들로부터 압수한 시가 44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필로폰 생산량과 유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룻한 아태지역 22개 국가가 마약류 합동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관세청은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22개 국가 관세청과 함께 5월6일부터 6월16일까지 6주간 마약밀수 합동단속을 실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합동단속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 세계관세기구 아태지역 정보연락사무소(RILO AP)가 후원한다. 아태지역 관세청은 합동단속기간 중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을 밀수할 가능성이 높은 여행자와 수입화물에 대한 집중적인 공조수사와 정보교환을 실시할 예정이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 통계에 따르면, 아태지역 필로폰 적발량은 지난해 150톤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추정치는 전년(2017년) 적발량 82톤 대비 83%가 증가했으며, 10년 전인 2008년 적발량 10.7톤 대비 약 13배가 증가한 것이다.

필로폰 생산과 유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에는 미얀마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내 정치적 상황 및 국제 마약밀수조직의 활동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현재 필로폰은 미얀마 반정부세력인 통합와주군(UWSA-United Wa State Army)과 민족민주동맹군(NDAA-National Democratic Alliance Army)의 특별자치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다. 이 지역은 미얀마 정부가 반군세력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휴전을 맺은 상태로 반군 특별자치지역 내 필로폰 불법 생산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반군들은 반정부활동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국제 마약밀수조직과 결탁돼 있다. 필로폰 제조를 위한 원료물질을 마약조직으로부터 공급받아 해당 특별자치지역 내에서 특별한 제약없이 필로폰을 대량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다.

미얀마 골든 트라이앵글 반군 자치지역에서 생산된 필로폰은 국제마약밀수조직에 의해 인근 태국, 라오스를 거쳐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국뿐만 아니라 필로폰 밀매가격이 비교적 높은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까지 밀수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전년도 필로폰 적발량은 223kg으로 2017년 31kg 대비 6.2배가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배경에는 아태지역 마약 밀매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계(Overseas Chinese) 마약밀수 조직이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된 필로폰의 새로운 수요처로 한국 마약 암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그간 한국은 국제마약밀수조직의 공급망에서 벗어나 있어 국내 마약조직에 의한 소량 밀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필로폰 밀수 형태는 중국계 마약 밀수조직의 개입으로 대형화·조직화돼 가고 있다는 게 관세당국의 판단이다.

관세청 국제조사팀 관계자는 “이번 아태지역 필로폰 합동단속에서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내로 유입되는 에페드린, P2P 등 필로폰 제조물질의 차단과 골든트라이앵글로부터 아태지역으로 밀반입되는 필로폰을 단속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중국계 마약밀수조직에 의한 밀수시도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아태국가들과 공조수사를 통한 합동단속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관세청 필로폰 적발량. 관세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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