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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 반 호브 '파운틴헤드'로 5년 만에 내한

장병호 기자I 2017.03.01 14:39:22

벨기에 출신 세계 연극계 주목하는 연출가
동명 소설 원작으로 철학적 질문 던져
공연시간 4시간 대작…31일 LG아트센터 개막

연극 ‘파운틴헤드’의 한 장면(사진=LG아트센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계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벨기에 출신 연출가 이보 반 호브가 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네덜란드의 토닐그룹 암스테르담과 함께 한 연극 ‘파운틴헤드’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이보 반 호브는 영국의 영 빅 씨어터와 함께 만든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2015년과 2016년 영국과 미국의 권위 있는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의 작품상과 연출상을 동시에 수상한 연출가다. 한국엔 2012년 영화와 연극, 현실과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프닝 나이트’로 소개됐다.

신작 ‘파운틴헤드’는 구 소련 출신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아인 랜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43년에 발표된 소설은 지금까지 2500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로 건축가와 디자이너에게 필독서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보 반 호브는 7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원작에 담긴 깊이 있는 철학에 매료돼 연극화를 결심했다.

1920~3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오직 자신만의 신념과 예술적 가치관에 따라 건축가로서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 하워드 로크의 삶을 그린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평판과 성공에 매달리는 건축가 피터 키팅, 과거의 전통적인 건축 디자인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며 명성을 쌓아온 건축기업가 가이 프랭컨, 이타주의의 가면을 쓰고 대중을 조종하는 지식인 엘스워스 투히, 대중과 영합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재벌 게일 와이낸드 등이 등장한다.

하워드 로크는 이들이 구축해놓은 굳건한 시스템을 상대로 건축가로서의 소명에 따라 고독하고 모험적인 투쟁을 펼친다. 이와 함께 내면에 뜨거운 열정과 이상을 지닌 여인 도미니크와 불꽃 튀는 사랑을 나눈다.

2014년 6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초연했으며 같은 해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에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공연시간 4시간에 달하는 대작으로 관객에게 창작의 본질, 예술적 진정성, 전통과 혁신, 개인의 자유의지와 이를 구속하는 집단주의 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보 반 호브의 연출력과 함께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비디오 아티스트와 라이브 뮤지션까지 총동원해 이뤄낸 압도적인 앙상블이 인상적이다.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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